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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다니는 학원에서 고등부 논술 교사를 새로 구했다고 했다.
엄마들이 아줌마 강사의 실력을 영 못 미더워하는 눈치라 젊은
선생을 내일부터 오라고 했다며 나보고 이제 3명뿐인 중등부를
맡으란다.

난 우선 일주일정도 양쪽 수업을 다 듣게 한후 선택은 학생이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들이 나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깨끗하게 백기를 들겠다고...
교육법이 개정 될 조짐이라며 앞으로는 논술만 유일하게 살아
남을 것 같다고 하는데 난 아직 거론되는 문제의 핵심을 듣지도
보지도 않아서 판단이 서질 않는다.

만일 논술이 그리도 관건이 된다면 난 논술지도를 위해
어떤 기술적인 방법을 효과적으로 배워 써먹어야 할까?
잠시 머리가 혼란스럽다. 기분이 아주 더럽지만 끝까지 버텨
봐야하는지 아니면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하는지 그것 또한
아직은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일주일동안 새로온 사람이 강의를 한다니 일단 기다려 봐야겠지.
중등부건 고등부건 사실 상관이 없지만 일단은 보수문제가 걸려
있어 갈등을 안 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 당장 그 일자리를 놓기도 그렇고...
아침 신문 돌리는 일은 서울신문서 3월부로 무가지를 발행키로
하는 바람에 더욱 감시가 심해져서 도둑 맞는 것에대해 배상을
하라는 등 무단 폐기시 배상하라는 등 별의별 조항을 다 만들어
각서에 싸인까지 받아갔고 감시자를 보내 은근슬쩍 감시까지
하는 눈치다.

어느 인간은 아침에 나보고 내가 다른 출구에 간 사이 할머니가
신문을 집어 갔다면서 "감시를 하려면 제대로 해라, 만들어서
가져다 팔아먹게 내버려 두느냐, 다른 사람들은 12시까지 신문을
돌리더라." 는 등등 헛소리를 해대고 갔다.
난 3시간짜리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아침 6시부터
12시까지 일을 하란 말인가?
난 너무 화가나서 오지랍 넓은 댁이 12시까지 신문을 돌려보라고
쏘아부쳤지만 아직도 화가 난다.

당고개 역 근처는 오지랍이 넓은 사람들만 모여 사는지 매일 누가
신문을 가져 간다는 등 고자질을 하기에 바쁘고 난 혼자서 네군데
를 감시하느라 신경이 곤두서 늘 싸울 준비만 완벽하게 되어있다. - -;;;
한 쪽에 서 있으면 다른쪽에서 신문을 가져가니 내가 분신술을
쓰는 재주도 없고.
사람에 대한 분노와 불신이 깊어질 때마다 내가 왜 이러고 사나
한숨이 나온다.
그러나 난 대한민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니 끝까지 그 착취 속에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할테지.

이따금 연대와 소통이 우리 비정규 노동자들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지만 딱히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도 않고 방법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나는 남이 밥상을 차려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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