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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4.02.20 14:27

또,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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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날이 참 좋다. 그러나 기분은 별로 좋지 않다. 내가 다니는 문화센터 글쓰기 강좌에 신입생이 거의 없다. 어린이 프로그램 가운데 다른 강좌는 하루만에 마감이 됐다는데 쓰기 강좌만 휑하다.

방학특강 때 어린이들이 너무 몰려와서 봄학기에는 센터 측에서 정원을 대폭 늘리고 수강료도 인상했다. 내가 반대했지만 묵살 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은 수강생이 많았던 특강 때는 그렇게 친절하던 운영위원들이 오늘은 마치 모르는 사람 대하듯 외면을 하는 것이다. 우와, 하루아침에 변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어쩜 그렇게 노골적으로 나쁜 감정을 보일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항상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자존심이 상한다. 여기서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좀 어렵다. 서울과 대구라는 지역 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먼 거리보다 더욱 요원한 정서의 거리는 극복하기가 더욱 힘들다. 수강생이 적어서 폐강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채는데 얼마나 많은 질문을 했는지 모른다. 누구 잘못인지 가려내려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면 또 안 된다는 것도 깨달아야 했다. 또 내가 뭐 별로 가르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도 잊지말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몇 안 되는 학생이지만 내 강좌에 신청한 어린이들에게 한 학기동안 배울 기회를 주기로 했다. 대신 완전 무보수라야 가능하다. 서울서는 전철로 한 시간 이상 달려가는 곳에서도 봉사한 적이 있는데 여긴 자동차로 10분 거리인데 못할 게 뭐 있나 싶었다. 만약에 내 강좌가 폐강이 되더라도 나의 의지로 해야지 다른 사람의 힘에 의해서 없어지는 걸 보고싶지 않아서다. 쓰기 강좌의 존속을 고집하는 것은 나를 믿고 아이들을 맡긴 학부모들에게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도 있지만 최소한의 내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서이다. 그것마저 다 깨져버리면 무엇으로 살 수 있겠는가.

대구는 내 고향이고 나의 뿌리가 있는 곳이라 돌아왔는데 서울서 살 때보다 적응하기가 한층 어렵기만 하다. 두 번 뽑힌 뿌리는 자리 잡기가 더 어려운 모양이다. 한 번 뽑힌 나무가 살아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걸 보았다. 사람도 똑 같지 않을까.
시골와서 일 년 정도는 계속 재미있었는데 요즘은 좀 지루하다.

우와, 속상한다, 정말. 요즘은 욕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에잇, 씨멘트같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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