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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니는 한살림에서는 생산지방문 기회가 여러 방면으로 열려 있는데,
교사와 학생들이 신청을 하면 같이 갈 수도 있답니다.

작년에도 방학 중에 한 교사가 반아이들이랑 하루 일정으로 같이 갔다 왔는데, 참 좋았다고 하더군요.

교사가 회원이 아니어도 됩니다.

암튼 생각이 있으면 (02)3498-3721로 전화해서 문의하셔요.
한살림 소식지에 실렸던 참가기를 소개합니다.

*********

한살림 운동을 지속, 확산해 나가려면 미래세대인 청소년에게도 농업과 생명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서울 도봉지부와 관악동작지부에서는 이번 여름방학에 청소년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특히 도봉지부는 자치단체의 재정지원도 받아 봄에도 하루씩 진행했고, 가을에도 또 한 차례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지난 봄에는 학교 선생님이 자신의 학급 아이들을 30명 데리고 참여하셨는데, 이번 여름에는 백운중학교 하명자 선생님이 40여명의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셔서 좋은 프로그램도 진행해 주셨습니다. 그 참가기를 소개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흙 속에서 배운 어떤 가르침  

  봉사활동! 중고등 학생들에게 방학이면 반드시 해야할 일이나 활동할 장소를 찾는 것이 쉽지 않고 활동을 통한 기쁨과 보람을 느끼기보다는 시간 채우기식의 형식적인 또 다른 과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봉사활동의 기회를 찾던 중에 한살림에서 농촌체험활동 프로그램이 있다기에 희망 학생들 40명을 인솔하여 한살림 도봉지부 회원활동가분들과 함께 설레는 맘으로 떠나게 되었다.

  아침 8시경에 출발하여 약 2시간 정도 걸려 강원도 홍천군 남면 명동리라는 시골 마을에 도착, 기다리고 계시던 이장님과 인사를 나눈 후 학생들은 난생 처음 트럭에 올라 타 상큼한 시골 공기를 맘껏 마시며 "선생님요, 여기가 강원도래요∼"하며 요즘 유행하는 강원도 사투리 억양을 흉내내며 저마다 들뜬 웃음 띤 얼굴로 마을을 둘러보며 신고식을 하였다.

89농가가 무농약마을을 선포하고 환경호르몬으로 자연에게나 인간에게 해가 되는 제초제, 농약, 살충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생명의 근원인 흙을 지키고 가꾸며 농사를 짓는 마을답게 논마다 오리들이 꽥꽥거리고 메뚜기, 잠자리, 벌레들이 많이 눈에 띄며 전날 내린 비로 제법 물살 센 냇가가 우리들 마음까지 시원하게 반겨 주었다.

  한옥으로 잘 지은 숙소인 친환경농업체험장인에 짐을 풀고 우리는 4개의 모둠으로 나누어 들깨밭으로 이동, 누가 주인공인지 모를 정도로 키가 비슷하게 자란 들깨와 잡초를 가리고 잡초 뽑는 방법을 그곳 생산자로부터 설명을 들으며 제초작업에 들어갔다. 땅 위로 여러 종류의 벌레들이 있어 비명을 지르며 선뜻 고랑으로 들어가지 않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묵묵히 호미를 잡고 땀흘리며 잡초들을 뽑아내 등뒤로 들깨만 예쁘게 서있는 모습들을 보며 풀뽑기에 흠뻑 취해있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 아이들은 앞으로 식탁에 오른 깻잎을 먹으며 쉽게 제초제를 쓰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풀을 뽑던 농부들을 떠올리며 감사하며 식사를 할 것이다.

나도 잡초를 뿌리째 뽑으려 애쓰며 내 마음 밭의 욕심, 근심 등의 온갖 잡념의 잡초를 뽑는 마음으로 일에 몰두하다 보니, 일을 마칠 때는 어느새 손바닥에 든 풀물과 손톱 밑에 낀 까만 흙이 농가 아낙네의 손처럼 되어 비누로도 잘 지워지지 않았으나 열심히 일한 손에게 칭찬하며 스스로를 대견(?)해 하였다.

  일을 하는 동안 밥 담당 교사들이 준비한 쌈장에 상추를 싸먹으며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마당 가장자리에 키 큰 나무 기둥으로 만들어 놓은 그네를 타며 춘향이도 되어보았다. 깊은 냇물에 돌로 자치기도 하며 노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시골이 아이들에게 주는 평화로움과 깊고 맑은 심성을 일깨워줌에 흐뭇하고 감사함을 느낀다. 물놀이를 하며 고기도 잡고 마냥 즐겁게 자연과 하나되어 노는 아이들을 보며 영화 <선생 김봉두>에서 서울 전학을 권장하는 선생님께 "아니래요. 시골이 더 좋아요, 물놀이도 하고∼"하며 컴퓨터나 텔레비전보다 자연 속 놀이의 즐거움을 외치던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나중에 귀농하고 싶다는 학생도
  저녁때 아이들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여주며 어린 시절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이장님과 함께 하는 이야기 시간을 통해 자연과 환경과 인간의 하나됨에는 우리들의 노력과 각성이 있어야 함을 깨닫는 좋은 시간들이기도 하였다.
  논에 김을 맬 때는 거머리에 대한 공포와 오리농법을 하는 오리들의 똥, 벌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맨발로 논에 들어가는 것이 망설여지긴 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들어가 보니 오리들 덕분에 거머리나 벌레들이 없어 발에 닿는 미끈한 감촉과 시원함이 갯벌체험처럼 부드럽게 다가왔다. 피는 벼와 구별이 잘 안 되어 뽑질 못했으나 잡초들을 뽑으니 밭일과는 또 다른 체험으로 와 닿았다. 어떤 여학생은 학원 다니며 공부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어 언젠가는 귀농을 하겠다는 꿈을 얘기하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그래도 농사일보다는 공부가 더 쉬운 일이라 해서 다같이 즐겁게 웃기도 하였다.  

  열심히 일을 하지 못해 생산자분들께 미안해하며 다음에는 정말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며 농사일이 손에 익지는 않고 서투르긴 하나 고추를 따며, 포도 고깔을 씌우며, 논에 김을 매며 깨달았으리라. 자연과 인간이 다같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농약 사용 등의 쉬운(?) 농사가 아닌 유기농이나 무농약 농사를 짓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를, 어른들이 밥알 하나에도 농부들의 수고와 땀이 묻어있다는 가르침이 그냥 하는 잔소리가 아님을….

  다음에 학생들과 함께 또 오고 싶고 권장하고 싶은 농촌 체험이었고 맛있는 먹을거리를 준비해주신 부엌에서 일하시던 분들과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신 한살림께 학부모로서, 교사로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하명자 회원·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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