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기가 쓴 글은 진작에 읽어보았다만 늦게야 몇 자 답한다. 학교에서 게으른 버릇이 여기서도 별 수 없이 나타나는구나.
담임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마당에, 흥기처럼 멋진 학생을 만나 함께 길을 간다는 것은 또 얼마나 복된 일인가 늘 생각한다.
올해 우리는 참 특별하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시골 고등학교 고3 학생과 선생으로 느끼는 고단함이 제법 작은 것만은 아닌데, 그래도 격주로 미산을 찾아 머리를 맑게 씻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지 않느냐!
나는 믿는다. 네가, 또 우리 친구들이 모두 더불어 함께 사는 참된 삶을 꿈꾸어가리라는 것을...
숲의 여러 나무님들도 안녕하시지요.
소식 한 번 전하지 못하고 무심하게 사는 저를 그래도 잊지 않고 가끔씩 불러 주는 목소리들을 듣습니다. 반갑고 고맙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올해는 미산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의 배려로 <더불어숲학교>의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제동행 - 그러나, 그런 말씀은 감당하기가 어렵구요. 다만 학생들과 함께 서로 열심히 묻고 배우고(問學) 있습니다.
글쎄, 노래가 될른지 모르겠지만 오래된 노래 하나 불러보고 싶습니다. 박노해의 고백이던가요?
"......친구들아 너무 걱정말아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