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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갇히지 말게나 그대

당신께서 말씀하지 않으셨던가요?
모양을 버리더라도 꼿꼿이 서서 가라고

그래서 또 그랬지
시퍼런 칼 끝
가슴 속 저 깊숙이 꾹꾹 묻어두라고도

굽이도는 길에선
언뜻 쉬며 호흡 가다듬는 것 잊지 말고

언제 왔는지, 때 이른 내리막길 행여
흘러 넘치는 도시, 비 내리는 골목 어귀
만취된 몸 누이더라도

녹음 짙어 아득한 길
처음도 끝도 없이 한 가운데로만
홀로 가야 할 두려움에 갇혀

더불어 갇히는 걸 두려워 할까보냐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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