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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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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아 지열이 연일 33도를 오르락
아스팔트 녹아내린 이 덥고 더운날

평균 년봉이 육천이 훨씬 넘는 직영들은
오늘은 복날이라고 선선한 에어콘 식당에서
삼계탕을 걸직하게 뜯고 듸뚱 듸뚱 포만감에 이쑤시개 물고
떼악볕에 한순간이라도 노출되는 게 싫어
재빠르게 냉방 잘 된 지 사무실로 줄행랑 친다

년봉 이천도 채 안되는 정비동 비정규직들은
금방 작업스톱 한 현장에서 앉을자리 조차 없어
지 화이바 까는놈 시오투와야 빈통 까는놈 각목 까는놈 마분지 까는놈
먼지도 제대로 깔아앉지 않았는데
매캐한 용접연기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그 흔한 선풍기 하나 돌릴 처지 못되는
먼지투성이 공장바닥에서

이천오백원짜리 도시락을 열어 제낀다
꾸등 꾸등 비늘도 손질하지 않는
좀 생뚱하게 생긴 조그만 한 중국산 생선 한 마리
비닐봉지에 담아 온 미역냉국
냉기 사라진 밋밋하고 니끼한 미원투성이 국사발 받처들고
맛 조캐 먹는놈 밥맛 없다며 남기는 놈
한결같이 수건으로 얼굴을 훔쳐며 도시락을 까먹는다

소여물 같은 도시락을 비우고
자리에 일어나 두리번 그늘을 찾아본다
살랑바람 그늘 한 점이라도 찾아 나선다

단결 할 줄 모르면 차별받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확실한 곳이다
분노 할 줄 모르면 개돼지 처럼 아무 곳에서나 처먹는 짐승이 되는 학습장이다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직영,
저런 대가리를 깔 수 있는 분노는 있어야 하는데...
오기 하나 만큼은 살아 있어야 하는데...
단결 할 줄 모르면 개돼지다는 것을 깨닫을 줄은 알아야 하는데...
S K 공장에서-
2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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