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열대아 지열이 연일 33도를 오르락
아스팔트 녹아내린 이 덥고 더운날

평균 년봉이 육천이 훨씬 넘는 직영들은
오늘은 복날이라고 선선한 에어콘 식당에서
삼계탕을 걸직하게 뜯고 듸뚱 듸뚱 포만감에 이쑤시개 물고
떼악볕에 한순간이라도 노출되는 게 싫어
재빠르게 냉방 잘 된 지 사무실로 줄행랑 친다

년봉 이천도 채 안되는 정비동 비정규직들은
금방 작업스톱 한 현장에서 앉을자리 조차 없어
지 화이바 까는놈 시오투와야 빈통 까는놈 각목 까는놈 마분지 까는놈
먼지도 제대로 깔아앉지 않았는데
매캐한 용접연기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그 흔한 선풍기 하나 돌릴 처지 못되는
먼지투성이 공장바닥에서

이천오백원짜리 도시락을 열어 제낀다
꾸등 꾸등 비늘도 손질하지 않는
좀 생뚱하게 생긴 조그만 한 중국산 생선 한 마리
비닐봉지에 담아 온 미역냉국
냉기 사라진 밋밋하고 니끼한 미원투성이 국사발 받처들고
맛 조캐 먹는놈 밥맛 없다며 남기는 놈
한결같이 수건으로 얼굴을 훔쳐며 도시락을 까먹는다

소여물 같은 도시락을 비우고
자리에 일어나 두리번 그늘을 찾아본다
살랑바람 그늘 한 점이라도 찾아 나선다

단결 할 줄 모르면 차별받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확실한 곳이다
분노 할 줄 모르면 개돼지 처럼 아무 곳에서나 처먹는 짐승이 되는 학습장이다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직영,
저런 대가리를 깔 수 있는 분노는 있어야 하는데...
오기 하나 만큼은 살아 있어야 하는데...
단결 할 줄 모르면 개돼지다는 것을 깨닫을 줄은 알아야 하는데...
S K 공장에서-
2004.7.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1305 답답한 마음으로.. 1 배형호 2005.05.03
1304 담배꽁초를 주으면서..... 김상연 2009.07.20
1303 담마와 연기 그리고 붓다 1 김자년 2011.05.18
1302 담마와 실라 담마 김자년 2011.10.27
1301 달빛 산행을 망친 죄를 고백합니다. 1 이명옥 2004.02.08
1300 달맞이산행 시간 변경에 관해서 4 가보세오르세 2004.02.04
1299 달력남은 것, 있나요? 1 서경민 2004.03.06
1298 달력. 김성숙 2003.12.08
1297 달 총각이 아빠가 되었습니다. 14 정용하 2008.10.06
1296 단어의 인지(리딩)에 대한 놀라운 사실 4 류지형 2007.01.19
» 단결 할줄 모르면 짐승이되는 학습장 2 육체노동자 2004.09.05
1294 다치지 않고 잘 다녀오셨는지..... 3 배기표 2011.07.11
1293 다음은 우리다 5 지나가다. 2008.08.02
1292 다시, 바람이 분다. 1 김상연 2009.06.16
1291 다시, 겨울이다 1 시인박 2007.07.10
1290 다시 태어나지 말라는 것은 김자년 2011.02.25
1289 다시 처음처럼.... 7 김인석 2010.12.22
1288 다시 우뚝 서고 싶습니다. 부끄러움으로. 1 김범회 2010.03.21
1287 다시 우뚝 서고 싶다. 부끄러움으로. 12 김상연 2009.06.01
1286 다시 들어와서.. 1 이상혁 2004.01.16
Board Pagination ‹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