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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5.01.18 09:11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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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버스에 몸을 싣고 회사에 도착하면 어제 하루동안 폭풍처럼 지나갔던 그 사무실의 정경들이 마치 거짓이라도 되는양 고요한 모습으로 나를 맞이한다.

별로 일찍 도착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출근버스의 시간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항상 우리 부서에서는 내가 제일 먼저 사무실에 도착하는 편이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회사 건물의 20층, 휴게실에서 창밖을 내다보면 맞은편으로는 우리회사의 또다른 건물인 동관과 마포대교가 내려다 보이고, 오른편으로는 63빌딩과 원효대교가 내다 보인다.

아침으로 지하 매점에서 사온 삼각김밥과 우유를 먹고 자판기의 커피를 뽑아 마시면서 창밖으로 바라다 보이는 사람들과 자동차의 행렬을 줄곧 쳐다본다.

요즘은 사람들이나 자동차의 행렬보다 더 즐거운 또하나의 아침의 볼거리가 생겼다.

바로 일출이다.

어쩌면 이른 시간이기에, 어쩌면 겨울이기에, 요즘 나는 원효대교 위쪽으로 솟아오르는 멋진 일출을 매일 감상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해가 붉은 빛을 뿌리면서 한강위로 반사되는 모습이 마치 바닷가의 해돋이를 연상 시킬 정도로 멋이 있다.

군복무를 하는 몇년동안 휴전선 철책 부근의 산등성이에서 솟아 오르는 일출을 매일 바라보며 그 상황과 관계 되었던 이런저런 수많은 고민과 생각에 잠겼던 적도 있었는데...

이제는 도심 한복판에서 솟아올라 내 아침일과의 한 일상이 되어버린 이 일출감상이, 매일 보아도 질리지 않고 항상 설레임을 전해주는 이유는 어쩌면 나로 하여금 '시작'이라는 감정을 매일 새롭게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2004년의 마지막 해넘이를 보지 못하고, 2005년의 첫번째 해돋이를 놓쳤지만 1월의 시작과 거의 매일 함께 했던 이 아침의 해돋이가 그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는듯 하다.

해가 길어지고 일출의 시간이 빨라지면 이제는 다시 일년을 또 기다려야 함께 할수있는 이 멋진 순간들.

항상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궁금해 하지만, 그러한 궁금함과는 별개로,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야 한다는 당위감은 어쨌든 잘못된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러한 희망에 대한 최면을 난 요즘 이 아침의 일출과 함께 하고 있는듯 하고 말이다.

비가 오려는지 약간은 탁해 보이는 오늘의 하늘에도 일출은 여전히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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