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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을 대신하여 제가 가끔 메일을 주고 받는 이들에게 띄웠던 편지를 옮겨요.

**************

나는 내가 얼마나 나약한 사람인지 알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혼자 집회에
참여하거나 공연을 보러 가느니 아예 포기하고 마는 일이 적지 않았지요.
사회적으로 무슨 중대한 일이 있어도 다른 일상 속에 그냥 묻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래도, 뭔가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내 안의 작은 외침은
있었을 겁니다. 작은 외침이...

그랬기에 일단은 내가 참여하고 있는 모임에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는 벗들을
만나, 그가 하고 있는 일에 내 작은 힘을 보태는 일이 참 즐겁게 느껴집니다.
물론 내가 ‘주도’하는 일이란 별로 없어 부끄럽지만 말입니다. 사람들이
이전에 자신이 했던 말과는 달리 변해가는 모습을 적잖게 봐왔기에, 언제 어느
때 그렇게 엇나갈지 모르는 나를 붙들어두기 위해 계속 아름다운 사람들 둘레에
나를 세워두고자 합니다.

'강의'에도 언급되고 있는 맹자의 「곡속장」에서처럼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이들은 바로
내 앞에 있는 이들뿐이어서 내가 느끼는 시대의 아픔은 내 둘레 사람들이 느끼는
아픔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끝없는 절망으로 자살을 한 비정규 노동자들도
있지만 한 선배언니를 통해 다시금 그 문제를 보게 된 거지요. 모임에서
알게 된 후배가 자신이 참여하게 됐다며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콘서트에 와달라고 해서 어제 일요일 갔는데, 간만에 예전에 불렀던 노래를
힘껏 따라 부르다 보니 왠일인지 목도 메이고...

다른 이들보다 천성산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면 그건 매주 참여하고 있는
일리치모임 때문일것입니다.
어느날 혼자라도 간다, 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촛불집회에 가서 쓸쓸히
고픈 배를 안고 돌아오지 않고 푸근한 뒤풀이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도
모임 벗들 덕분이었죠.

암튼 다들 고맙습니다. 제 곁에 있어주셔서...

********

그날 공연에서 따라 부른 노래들은, 예전엔 너무도 흔히 불렀던 민중가요들이었기 때문에, 부르다 목이 메였던 '(제 나름대로의) 사건'에 대해
제 자신이 조금 의아스럽기도 해서 까닭을 곰곰이 생각해 보게도 됐습니다.

한 가지 까닭은,
그 순간 내가 해방의 느낌을 갖지 않았나, 하는 데 생각이 미칩니다.

특히 풍물을 열심히 치는 평범한 사람들을 보면 왠일인지 목이 메이곤 하는데,
그 사람이 그 풍물을 통해 느낄 해방감이 전해오기 때문은 아닌지,
바로 그런 해방감을 나도 그 노래를 간만에 접하고 따라 부르면서 느끼게 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것마저도 그 까닭을 '생각한다'고 하니
신 아무개 군은 "원래 그러는 거"라고 하던데.
사실, 그 가사의 의미를 곰곰 음미하면 원래, 눈물 나는 노래들인 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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