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판단은 결국 각자 내리는 것이겠지만) 선생님을 '아름다운 글쟁이' 로만 인식하고 계신 님의 시각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멀리서 또 가까이서 선생님을 뵈었던 저희의 짧은 소견으로는
이번 책은 선생님이 평소 하시고픈 말씀을
오랜 동안 심사숙고하신 그간의 생각들을 정돈하여
쉽게 풀어내고 계신 것이 특징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제까지 책이 되어 나온 선생님의 글들은
모두 감옥 안에서 쓰셨거나 신문 기고를 염두에 두어
글의 분량이 제한되고
불특정다수의 독자들이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쓰셨다면(쓰셔야했다면),
이번 책 '강의'는 처음으로 글의 분량이나 마감기한의 제한없이
늘 해오시던 익숙한 '강의' 방식으로,
그리고 멀리있는 불특정다수가 아니라
강의실 안에 가까이 있는 청중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설정 아래 글을 써나가셨기에
더욱 쉬운 언어로 풀어내실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섣불리 대필 운운 하지 마시고
다시금 행간에 담긴 선생님의 의중을 잘 헤아리셔서
중국 고전을 통해 현재를 어떻게 읽어낼 것인가를 함께 숙고해보시길
감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