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열린모임 후기

by 김동영 posted Mar 20, 200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바람은 많이 불었으나 좋은 날씨 속에서 기분좋은 느낌을 하루종일 가질수 있었던 시간들 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도 좋았고 오고가는 중에 나누었던 많은 대화들도 즐거웠습니다.

견학 내내 윤한택 선배님의 차분하면서도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진 관계로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떠올려 볼수 있는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뭐 제 옆에 계시던 몇분들은 선배님의 조용한 설명을 자장가 삼아 즐겁게 꿈나라를 헤메기도 하셨습니다만...^^)

역사유물을 찾아가거나 견학을 갈때 항상 느껴지는 상반된 감정이 있습니다. 하나는 '야~ 이게 이랬군!' 또하나는 '어? 이게 이정도 였나?' 하는 느낌이 바로 그것이지요.

누군가 '아는만큼 보인다.'라고도 했다지만,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항상 '그 배면에 있는것도 같이 생각해 보자'라고 생각하곤 하는 저도, 어떨때는 여러 상황들의 익숙함이나 내자신 지속적으로 '보았왔던 것들'에 대한 관성들 때문에 그 사물 하나에만 '온전히' 집중해서 평가하지 못하게 되는 면이 자주 있는듯도 합니다.

그리고 그 '아는만큼 보인다.'의 '아는것'도 기실은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이 아닐수도 있는것이고 말입니다.

강화도 견학의 전체적인 느낌은 '새로움'이었던듯 합니다.

오래된 사찰이나 종로의 고궁을 들어설때 느껴지던 어떤 '익숙함'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고려궁지, DMZ, 고인돌, 갯벌, 4.2" 박격포, 심도직물, 성공회 성당, 이건창 생가... 어쩌면 강화도의 지리적인 특성 때문일수도 있는 이 많은 '남겨진것'들이 좁은 도시안에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것이 참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던듯 합니다.

재미 있었습니다.

고인돌을 견학하며, 이해되지 않았던 건축법을 감탄하다 결국에는 '외계인'에게로 모든 혐의를 넘겨 버리기도 했고, 영일형 해병대 복무할때 갯벌에서 '날아다니곤' 했다는 '그때 그시절' 얘기도 좀 듣고(진흙 머드팩이 효과 없다는 생각도 순간 들었으나...), 심도직물을 견학하면서는 왠지모를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으며, 서양의 'Bell'과는 너무 다른, 마치 절에 있는 범종처럼 생긴 성공회 강화성당 안의 종모습과, 대안학교에서 일주일에 몇시간씩 자신의 시간들을 저당 잡히며 그곳 아이들과 함께 공차기를 하고있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순간순간 많은것을 느끼며 생각해 볼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건창 생가를 방문했을때 느낀 왠지모를 끝없는 '쓸쓸함'이 오래 기억에 납니다.

파손된 상태로 흔들리고 있는 생가의 문들과, 돌보지 않아서 무성한 잡초가 그대로 자라고 있는 무덤들...

황량한 바람 때문에 잘못 느낀것인지 혹은 잘못 본것인지 알수 없으나 생가 전면에 붙어있던 이건창 선생에 대한 안내문의 비장한 느낌과는 사뭇다른 '썰렁한' 모습이었습니다.

역사와 기록 속에서 '영생'을 얻는다는 유교적인 가치관을 떠올리지 않아도, 이건 무언가 잘못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사람으로 하여금 그곳 혹은 그사람을 찾게 만든다는 것은 어떤 '당위'나 '이상'과는 조금 다른 요소가 분명히 전재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것이 혹여 속물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저녁에 배부르게 먹었던 '회'도 맛있었습니다. 생선요리중에 유일하게 좋아하는 회를 거의 밥한술을 더 먹을수 없을 정도로 많이 먹었다는 것이 당일 강화도 열린모임의 멋진 휘날레라고도 할수 있었을 까요? ^^

새로운 얼굴들도 반가웠고 새로운 견학도 즐거운 시간 들이었습니다.

다음번 비슷한 기회가 있을때면 또 반갑게 만나고 얘기 나눌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날 열린모임 준비하느라 수고하신 더불어숲 그루터기 여러분들과 윤한택 선배님께 다시한번 감사말씀 전합니다.

-동영-

*택지돈대에서는 그곳 군부대에 방열되어 있는 4.2인치 박격포를 가리키며 한참 제 박격포 관련 지식을 자세히 설명해 드렸습니다. 제가 행정병 처럼 생겼지만 군대 있을때 보병연대 최고의 화기인(사실은 무게만 최고...-_-) 4.2인치 박격포병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다들 조금씩 놀라시더군요.(안놀라셨나?...)

상원형, 상민형 두분 모두 각각 80mm와 61mm 박격포가 주특기셨다고 하는데... 우리 언제한번 날잡아서 술한잔 하게 서로 삐삐한번 치도록 해요.

군대 얘기도 가끔은 재미 있잖아요? ^^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