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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일기검사 폐지 권고로 많은 초등선생님들이 불만을 늘여 놓으셨다. 특히, 평화인권교육에 관싱이 많은 내게 그 심사가 무엇인지 궁금해들 하시며 당신들께서 지니시고 계신 푸념들을 늘어놓으신다.

사실 일기검사를 열심히 하셨던 대부분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생활을 더 잘 이해하고 바르게 지도하시려고 애쓰셨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일기검사 폐지에 대한 권고가 지닌 맥락은 단순히 교육 비전문가가 교육 전문가인 교사들 위에 군림하기 위해 제시한 권고 사항이 아니다.

이번 인권위의 권고는 선생님들께서 지니고 있는 아니 교사와 어른들이 지니고 있는 생각의 틀거리 그 자체를 되짚어 보아야 할 권고사항이다. 당연하게만 여겨졌던 (교육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서 존재했던) 아동(학생)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면 인권위의 결정은 상당히 신선한 시사점을 제시해준다.

현재 학교안에서 펼쳐지고 있는 교육활동에서 교사들은 곧잘 다인수 학급이 지니는 한계를 모든 문제의 근본적 원인처럼 쉽게 결론맺는 경우가 많다. 물론 상당 부분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특히, OECD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학급당 학생수를 나타내는 지표는 열악하다 못해 부끄러울 지경이다. 하지만 좀 더 엄밀히 교사들이 지니고 있는 불만들을 살펴보면 현재의 학급 당 학생수가 준다고 해서 지금 있는 학교현장의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할 수 없다. 갑자기 소피스트식의 말장난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학급 당 학생수가 줄었을 때 교사는 거친 표현을 하자면 학생들을 훨씬 수월하게 통제할 수 있고, 장악할 수 있는 힘을 지닌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에 대한 반론은 충분히 많다. 하지만, 우리가 헤아려야 할 부분은 미래에 대한 전망을 부정을 위한 부정으로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정교한 현실 진단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측면에서 다소 무리가 있는 예를 들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여하튼 다시 인권위의 일기 검사에 대한 권고 문제로 돌아가면, 이제껏 당연하게 여겨진 일기검사로 인해 정작 교육의 주체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은 소외되었다는 현실을 현장 교사들도 성찰해야 할 것이다. 일기지도를 통해 그 동안 학생들과 소통을 펼쳐 온 선생님들은 따로 대화장을 마련해서 얼마든지 기존의 활동을 펼쳐 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글쓰기 지도를 하신 분들은 생활글쓰기 장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가 원하지 않는 내적 내용을 존중하면서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둘러싸고 국민의 단 1%만이 아니 그 이하만이 적용되는 그 법을 두고 왜 그렇게들 난리나며 자신의 삶과 무관하게 지나쳐 온 사람들이 처음 겪게 되는 혼란을 우리도 고스란히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민주주의 사회에서 채 1%도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사상과 양심을 펼칠 수 없다는 것은 곧 그 사회 전체가 자신도 모른채 보이지 않는 거대한 감옥에 갖힌 것과 같다.

일기검사를 둘러싼 인권위의 권고는 결국 교사와 학생의 마주섬이 과연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패러다임의 전환에서 우리들은 그저 이제껏 익숙하게 지내왔던 자신의 생각과 교육활동들을 되새겨볼 수는 없는 것일까.

불현듯, 일기검사를 통해 그저 임용고사 준비 책에서만 나오는 구절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생동감있게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그런 권고 사항이 나오기까지 우리 사회의 변화되고 있는 흐름들을 헤아리면서..

열심히 노력해온 선생님들께서 기울인 정성이 다른 한 편에서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배반감으로 느낄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각성하고 성찰하는 계기로 마주섰으면 좋겠다. 매일매일 깨지며 오히려 우리들은 결국 아이들과 더불어 함께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희망을 가슴에 새기며!


* 젊은 초등교사들의 커뮤니티에서 '일기검사'와 관련해서 많은 논쟁이 있는 것을 보고 나름의 생각을 건네며 마련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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