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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5.07.01 13:23

공항에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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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주 공항에서 있었던 일.

흔히들 중풍이라 부르는 뇌졸중으로 장애를 입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제주 여행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제주 공항에 도착했다.

인솔 책임자인 나를 포함해서 총 60명이 참석한 이번 여행은, 장애 정도가 심해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혼자 걷기 어려운 사람들이 10여명 포함되어 있었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미리 기내에 들어가 있지 않고서는 출발이 너무 늦어질 것 같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타기 위해 탑승구 입구쪽에서 출발 한 시간쯤 전부터 기다렸다.

기내 정리를 하려면 한참 걸린다는 얘기에 화장실에 갔다가 일행들 곁으로 다시 오니, 참가자 중 한 아주머니(연세가 많으신)가 펑펑 눈물을 흘리며 울고 계셨다. 왜 그러시냐고 여쭤봤으나 대답을 못하시고 그냥 눈물만 흘리신다.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얘기를 해주시길, 여기서 부산에 사는 손자를 만나셨단다. 손자를 만나셨으면 반갑고 좋을텐데 왜 우시냐고 하니, 눈물을 수건으로 훔치며 직접 얘기를 해주셨다.


앉아서 옆 사람들과 재밌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수학여행 온 고등학생들 무리가 옆으로 왔다. 그 중 한 학생이 옆으로 슬금슬금 오더니 자꾸 쳐다봤지만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할머니!"하고 부르며 그 학생이 다가왔다. 놀라서 쳐다 봤는데 도통 누구인지 알 수가 없어서 "니가 누구냐?"하고 물어보자, "할머니, 저 000에요."하는 그 아이는 바로 자신의 큰 손자가 아닌가?


뇌졸중으로 편마비 장애가 온 후에 그런 자신의 모습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이기 싫어 가족, 친척들을 만나지 않고 한참을 살았고, 그러다보니 어릴 때 보고는 못 본 손자 얼굴도 잊어버렸다며 서럽게 우는 그 아주머니를 한참 달랬다.

"이렇게 사람들하고 어울려 여행도 자주 다니면서, 가족들을 안보시면 되겠어요? 그래도 손자가 참 기특하네. 손자 얼굴도 잊어버린 할머니를 그 많은 사람들 틈에서 찾아서 알아보니 말이에요. 방학 때 불러서 맛있는거 많이 해주시고, 용돈 많이 주세요."

"그렇찮아도 지갑에 있는 돈 다 꺼내서 용돈으로 줬어요. 방학 때 놀러오라고 얘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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