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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5.07.04 13:55

[re] 마음 저장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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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다니며 집을 떠나있던 몇년동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내 근황과 음악들을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해서 선물해 주곤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선물을 받을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기대보다는, 내 스스로 음악과 육성을 녹음하며 누군가를 생각하는 그 '순간'이 더 행복하고 즐거웠던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래저래 모은 CD가 한 150장 정도 되는데,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음악을 들을수 있게된 뒤부터는 아무래도 직접 음반을 사서 구하게 되지가 않더군요.(사는게 맞기는 맞는데...-_-)

한동안은 그 모아 놓았던 CD들과 한때의 내 음악에 대한 '설익은 열정'이(?) 아까워서, '쉬는 날에는 무조건 음반을 한장씩 듣는다'는 좀 이상한 목표도 세워서 음악을 듣곤 했었지요.(지금은 한달에 한 3~4곡 듣나? -_-)

CD뿐만이 아니라 책꽃이의 한켠을 가득 메우고 있던 그 많은 카세트 테이프 들도, 사용의 불편함과 음질의 열화 때문에 더더욱 손이 가지 않게 되고...

이제 그 테이프와 CD들은 그 안에 담겨있는 음악들 보다는 그 음악을 들을 당시의 나의 모습을 기억하게 하는 매개체로 변하고 있는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그 당시에는 이러한 음악들이 나의 마음의 상태를 표현해 주는 어떤 대체물 들이었는데...

만일 '마음 저장장치'가 정말 개발이 된다면,

내 마음의 상태가 어떤 물리적인 신호로 변환되어 하나의 저장장치에 담기고, 상대방은 그 저장장치를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재생기를 통해 Playback 시킨후, 자신의 오감들을 통해 그 내용을 무척 '분명하게' 확인하게 되겠지요.

왠지 그 재생장치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면 서로가 어떤 노골적인 느낌에 휩쌓일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이왕 마음을 표현할것 확실하게 인식할수 있도록 그러한 저장장치를 통해 분명하게 확인 시키는 것이 맞는지? 혹은 조금은 두리뭉실한 느낌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것을 유추해 낼수 있도록 음악이나 언어로 에둘러 표현 하는것이 맞는 것인지?...

이렇게 구분하는 것도 괜찮을듯 합니다.

'일에 대한 느낌'은 '마음 저장장치'로,

'사람에 대한 감정'은 '음악'과 '언어'로...

비도 오고 해서 저도 어제 하루종일 집에 있던 오래된 카세트 테이프와 CD들을 뒤적거리며 거기에 담겨있던 음악과 함께 하루를 보냈습니다.

꽤 행복하고 나른한 시간들 이었는데... 이제는 왠지 그런 소중한 시간들 마저, '내가 보내야 하는 시간의 모습이 아닌것 같다'는 조급하고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하는 요즘 입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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