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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세번째 개똥을 실컷 먹고 있는 나무에요...
홍세화 선생님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읽어보신 분들은 무슨 뜻인지 아실거라 믿습니다. (못 읽으신 분들은 한번 시간이 나실 때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지방에서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작년에 임용고시를 처음봐서 시험에 떨어지고 재수를 하고 있는데... 요즘은 서울이란 도시가 참 외로운 곳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인구밀도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데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제게 미소 한번 보내는 사람이 없으니 때론 외국에 나와 있다는 생각을 하곤하죠...(차라리 외국이라면 이방인에게 보내는 시선이라도 느낄 수 있을테지만..) 특히 학원 때문에 가끔 가는 노량진의 공기와 기운은 왠지 세상에서 가장 탁하고 무거운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또한 제가 처해있는 현실을 반영한 저만의 인식 일 수 있겠지만요..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바라볼 틈을 인정하지 않은 채로 모두 경쟁자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가끔은 저를 우울하게 합니다. 그래도 임용을 준비하며 재미있게 느껴본게 있어요.제가 다니는 학원 옆에는 유명한 수능학원이 있는데... 가끔 그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나는 선생이 되기위해, 너희는 학생이 되기위해 노량진에서 학원을 함께 다닌 우리는 노량진 동문이니 학교에서 스승과 제자로 다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거라는...(그런데 요즘 왜그리 스승과 제자들의 사이가 안좋은건지... 아마도 노량진의 탁한 공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더 신선한 공기를 마셔 보고자 그 안에서 경쟁을 해야하는 사이였으니까요..그리고 저녁 10시만 되면 터질듯이 들어찬 노량진의 도로와 역사에서 몸을 부대끼며, 그리고 선 채로 전철 몇대를 보내며 서로를 원망한 사이이기도 하고요^^) 그러고 보니 노량진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공장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전문 공무원과 일반 공무원 그리고 선생에... 학생까지 하나의 체제에 발맞춰 나가기 위한 시계 속 부품을 찍어내는 노량진 공장!!! 이곳이 하루 빨리 각각의 꿈을 키워낼 수 있는 DREAM FACTORY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네요. 이런 저의 생활 속에서 서울은 제가 나고 자랐지만 정말 낯선 도시 입니다. 이것이 책으로만 보던 자본주의의 인간소외 현상이고, 천민자본주의로의 전락이 아닐까 고민도 해보게 되고요. 그런데 어느날 문득 생각해보니 나 자신은 그 도시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 역시도 결국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그 집단의 일부분이 되어 함께 곪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곁에서 공부하는 사람에게 말 한마디 붙이기가 어렵고, 같은 아파트에 살고있는 어른들에게 인사하기가 어렵고, 전철에 타선 자리를 양보할 대상에 대한 기준을 세우기에 바쁘고 지나가는 걸인에게 주머니 속 돈을 꺼내기 위해선 그 사람의 행동과 몸짓 그리고 옷차림을 살피기에 바쁘고... 도대체 그 체제와 체제를 무조건 적으로 순응해가는 사람들 속에서 나 자신은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결국 세번째 개똥은 제 차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윤동주 시인이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했지만 그래도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다 결심하셨던 것처럼 저 역시도 그런 나태하고 이기적인 마음을 반성하며 새롭게 오늘을 결심하려 합니다. 체 게바라의 말처럼 내게 주어진 현실 속에서 철저한 리얼리스트가 되기로... 그러나 가슴 속엔 불가능한 꿈을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가리로!!

p.s 이곳에 이렇게 아무렇게나 쓴 글을 올려도 되는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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