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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5.07.29 23:18

나의 휴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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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을 나는  인간에 대한 연민정도로 해석한다.

휴머니즘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그러니까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가져야 한다고

다시 해석할수있다.
-----



나는 내 아버지와 함께 산다

누웠다 일어나 잠시 걸었다가 다시 눕고

티비를 가지고 껐다가 다시 켜고 하는일이 중요한 일인 아버지



내가 버는 돈으로 우리는 작년부터 산다.

아버지는 자신의 돈을 이미 다 써버렸다

그러니까 딸에게  신세를 지면서 살고 있다.

물론  이 집은 아버지 소유지만 모든 재산세나 관리를 내가 하고 있으니

비록 재산세가 오만원 정도고 관리라고 해봐야 마당을 쓰는 정도지만..

아버지 집이라고 힘주어 말할 근거가 희박한 상태이다



아주 가끔씩 나는 아버지를 무시한다

우리집엔 전화가 두대가 있다.



하나는   1368

또 하나는   3949



그리고 나와 딸의 핸드폰

결국 세명살면서 일반전화 두대에 핸드폰 두개를 쓴다.



아버지에게 오는 전화는 80퍼센트가 이씨간장집이냐는 잘못오는 전화와

작은 아버지나 고모가 안부를 묻는 전화가 한두번

아버지가 아들에게 족발 사와라..목욕 언제가느냐란 전화 몇통이 전부다.



물론 간간히 절못걸려오는 전화가 있긴 한데..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누군지도 모르고 지나간다.



그래서 어느날  똑똑한 김성숙은..

전화를  하나  취소합시다.이런 말을 했다



아버지는 너무나 당연히 내 전화를 말하는 줄알고

그래라....대답했다.



그러면 작은 아버지나 고모에게  내 번호를 말해드려야 겠네요

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니전화를 없애야지 왜 이 번호를 없애냐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으신다.



어..상황이 이상해버렸다

그리고 그 순간 약간 화도 났다



아버지 내 전화는 없애기가 어려워요 아이들에게 이미 다 공지된 전화번호라..

이런 말을 하면서 은근히 내가 벌어서 사는 상황을 인식시켰다.



그러자 아버지는

이 번호는 내 친구들이 다 알고 있는 번호라고 말하면서

너하고 더 이상 말하기 싫다는 듯이 돌아누워버린다.



늘 우리는 이렇게 간단하게 대화한다.


---------

깡 말라서 오래전 몸은 다 사라지고 이젠 가벼워져버린 아버지가

돌아 누워있다.

그 순간 아버지는 이제 더 이상 오래전 그 아버지가 아니라

그저 힘없는 약자란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를 폐차시키면서도 이런 과정을 겪었다.

3년을 집앞에만 세워두고 세금을 물었다

여동생이 어느날 아버지 차 폐차시킵시다...이렇게 말하고나자.

아버지도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셨다







건강도 경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약자,.

저  분에게 전화는 외부로 연결된 통로인데

친구의 전화를 기다리는데..

내가 내 편리함으로 없애자고 했으니

-----------



그 뒤로 우린 한번도 전화에 대한 이야길 하지 않았다.



한달에 만원정도 하는 전화비를 아끼려다

나는 아버지의  허약한 내면을 봐버렸다



안봣으면 더 좋은데..이러면서 그냥 편하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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