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더불어숲이야기

by 김성숙 posted Aug 0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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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 신영복선생님이 전주에서 강연회를 가졌고
그 기억을 공유한 분들이 서운한 마음에 다시 모였습니다.

신영복선생님이 보내준
'함께 맞는비 '라는 글씨한점이 다시 기회가 되어 우린 모였고
그 첫모임을 8월 2일 할수있었습니다.

모여서 청구회추억을 돌아가면서 읽었습니다.
아마도 대학때 몰래 숨어서 공부한 금서말고는
이렇게 낭독하며 공부한 기억이  없는 나이들인데
긴 글을 아주 천천히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 읽는 것처럼 글의 내용속으로 서로들 조금씩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서로들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며 그 당시의 시대상이나..
그 글을 쓰면서 가졌을 선생님의 마음가짐을 추측해보는 시간을 공유했습니다.

창문밖으론 빗소리가 우렁차게 들렸지만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좀 어리숙한 기분도 들지만 이렇게 모여서 함께읽는
이 공부를 계속해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뭔가 새롭다는 말도 나오고

그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익산이 집인 목사님은 가다가 빗줄기가 너무 굵고 힘차서 와이퍼가 고장나버려 결국
렉카차로 집까지 가야했던 일들을 이틀이 지난 뒤에야 알게되었지만요

그리고 저희집이 그 다음날 아침에 마당까지 물이 가득찼고
노랑색 고무보트가 골목을 떠다니는 상황이 되어버렸어요
하룻밤만에 그렇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기도했죠..대상은 모르겠어요 일단 제일 유명하신 하느님께..
그리고 다른 모든 신들께..제발 비가 이쯤에서 그치게 해달라는 기도가
마음속에서 저절로 나왔어요..

그리고 방안으로 들어오기 직전에 그쳤습니다.
동네는 온통 물난리..그 뒷처리로 며칠간 바빴답니다.

전주시민이 온통 함께 비맞은 날이었어요.
전주에 사시는 분들 말로는 전주가 이렇게 물난리 난 것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전주더불어숲 첫 모임이 물과 함께 시작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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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자랑할만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알려드립니다.
선생님의 책을 다시 한번 서로 모여서 읽는다는 것이
무엇을 가져다 줄지..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치듯 지나가는 말로 존재하지 않고
내 안에 깃든 생각으로 만들어가는 일의 시작이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이제 천둥소리가 얼마나 두려운지 알게되었답니다.
이제 빗소리가 단지 서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소품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런 깨우침을 주기위해 그많은 물이 필요했구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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