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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1 21:09

그냥 詩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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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친구 놈
늦 장가 가다는데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그래도 그 놈 어떤 놈인데,

강원도 횡성군 공급면 저수지
대신 건진 술 한 잔에
나날이 시를 쓰라던
흐린 말 끝을 글썽이던
이름 모를 새가 수면을 차던
다음 날 아침이 여전히 어제인데,

3층 복도 유리창은
그 날 길어온 한 바가지
한 숨이 뿌옇고
그 놈 장가가는 날
한 푼 없는
어느 수상한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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