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한 우리반 친구를 보며 - 어린이와 평화 그리고 두 글자의 철학

by 레인메이커 posted Nov 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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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교실에서 유난히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녀석 때문에 마음이 짠한 하루였다.

지적으로 대단히 뛰어난 친구인데..
정작 집중력이 너무 높아서
때로는 친구들에게 오해 아닌 오해를 사서
교실에서 더불어 지내는 것이 가끔 힘들 때가 있다.

사실 나 역시 그 친구가 집중해서 책을 읽느라
내가 몇 번이나 이야기를 해도 꿈쩍 않는 그 친구에게 큰 소리로 혼을 낸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런데 결국 어제 음악 시간에 그 친구는 벗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지 못해
혼자서 숨죽여 굵은 눈물을 흘렸다.
나 역시 그 광경에 마음이 무척이나 아렸다.
결국 몇 몇 친구들을 불러 자초지종을 듣고..
앞으로 잘 지내자는 격려를 한 후에 아이들과 하루 일과를 마무리지었다.


개구장이 녀석들이 다 들 집으로 돌아간 텅 빈 교실에서 문득 요즘 읽고 있는 책이 떠올랐다.


어처구니 없이 자행되고 있는 이라크 전쟁을 막아보고자
훌쩍 가족들을 떨치고 이라크로 달려간 동화 작가 박기범..

여리디 여린 그를 인간방패로 또 수십 여일동안 단식토록 한 그 애닳은 사연은 무엇이었던가.

사실 그의 진솔한 심정 고백이 배어있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환히 밝아졌다.

꾀나 힘든 결정을 내리고 또 실천한 그 역시 나와 똑같이 고민하고 아파하는 같은 사람이었다는 점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지닌 생각과 실천에 많은 배움을 얻으면서..

한 편 책 중간중간에 박기범 씨와 가까운 벗들이 단식을 하고, 이라크로 발걸음을 옮긴 것을 두고 편지글을 띄운 것을 보며 새삼 내 삶의 자리도 돌아볼 수 있었다. 거창하고 멋있는 말이 아니라 치열하지만 결코 거하지만은 않고 소박한 삶의 말들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 말씀들은 한결같이 어떻게 살고 어떤 길을 걷느냐는 소중한 질문들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더불어 사고뭉치인 내가 이런 활동 저런 활동을 펼치는 것을 보며 늘 내가 먼 길을 걸어가야 할 텐데 하시며 나를 염려해주신 고마운 분들의 배려도 떠올랐다.

박기범 씨가 건넨 글들은 당위적인 평화가 아니라 삶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가는 평화가 과연 무엇일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울림을 주었다. 오늘도 이렇게 좋은 벗을 만나 함께 그 생각을 너르게 펼칠 기회를 맞은 것이 반갑다.

지금 함께 손에 쥐고 있는 책은 김용석 선생님의 신간 '두 글자의 철학' 이다. 김용석 선생님이 지니고 있는 유쾌한 사고의 지평을 읽으며 새삼 현상을 보다 더 깊이있게 살필 수 있는 시야를 틔우는 듯싶어 반갑다. 무엇보다도 단순히 현학적인 글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그리고 자연과 우주에 대한 애정이 깃든 당신의 글을 통해 메마르며 현실에 대한 희망이 많이 꺽인 지금 여기에서 또 다른 희망을 책 제목 마냥 채워갈 수 있는 듯싶다. 두 글자의 철학을 통해 혼합의 시대를 즐기는 유쾌한 나로 거듭나면서 ^^*


올 가을 '어린이와 평화' 그리고 '두 글자의 철학' 이 두 권의 책을 추천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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