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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6.03.12 21:12

우리집 마당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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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엔 앞마당이 있습니다.
전혀 손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놔둔 마당인지라
지난 가을 떨어진 감잎이 아직도 버석거리며  바람에 휩쓸려 다니고
봄이오면 어김없이 새순을 내보이는 수선화 잎이
뾰족하게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엄청나게 추웠던 날들을 이기고
마당가운데 이젠 쓸모없이 서있는 수도가
얼지않고 버틴것이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모릅니다.

물론 수도를 보호하기위해
나는 늦은 가을에  어린아이 감싸듯 수도꼭지와 그 주변을 유림이 못입는 옷을 가지고
꼼꼼하게 감싸두웠습니다.

늦가을  겨울맞이를 그렇게 하고 나면 왠지
한겨울을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처럼  뿌뜻하고 아주 큰일을 마친 것처럼...
기분이 좋습니다.

앞날을 위해 무엇인가를 대비하는 것은 기분좋은 일입니다.

그래도 얼면 터지는 것이고 그러면 나는 다시 연장을 가지고
능력 부족인 기술로 이렇게 저렇게 안에 있는 바낑이란 것을 갈아야합니다.

우리집 뒷마당에도 수도가 있는데 2년전 겨울에 얼어서 작년 봄에
나는 바킹을 처음으로 갈아보았습니다.
수도꼭지를 정확하게 아래로 향하게 마무리 해야하는데
잘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수도꼭지가 하늘을 향해 올려져 있습니다.
물론 사용하지 않으니 별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물을 틀면 물이 한바뀌 돌아서 내려오는 모습은
동내 아이들을 불러 한번 보여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오늘은 바람이 무섭게 붑니다.
몸서리 치듯이 봄서리를 치는 듯합니다.

서걱거리는 감나무도 흔들리고
그 밑으로 새순을 내놓은 수선화도 땅속 깊은 뿌리까지.
바람이 전혀지겠죠

30년이 넘은 우리집 대문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새로 달아야 한다고 말할 정도지만
특히 대문이 하는 일이 없기에
그냥 두고 사용합니다.

대문이 도둑을 막는 다던지..
집안의 위용을 나타내야 한다던지
손님들이 수시로 몰려와서 체면상 어쩔수없이 교체해야한다던지..

이런 여러가지 이유와 별 상관없이 살기에
나처럼 너처럼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바람에 대문도 몹시 흔들립니다.
저러더가..대문이 떨어지면 어쩌나 싶을 만큼..바람소리가 무섭습니다.

바람부는 날은 이상하게
내가 조용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교실에서 선생님이 화내면
아이들이  조용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렇게 봄치를 하다가...
갑자기  
선량한 봄날이 나에게 성큼..다가올것을
알고 있습니다.

바람소리는  세월가는 소리입니다.

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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