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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때 국군아저씨께 위문편지를 써 본 이후에는 낯선 사람에게 쓰는 편지가 아마 처음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이마저 큰 기쁨입니다. 제가-비록 혼자서지만-마음속으로 흠모해 온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임에야.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라 하였습니다.
책장을 몇 번이고 뒤지고 나서야 아차하고 거기까지 생각이 겨우 미칩니다.
꼭 한번 더 읽어 봐야지 하면서도 미루고 미루다 요며칠 사이에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찾다가 끝내 찾지 못하고 그 출처조차도 도무지 떠오르지 않더니 거기에 겨우 생각이 미쳤습니다.
5,6년 전인 듯 싶습니다.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된 생질이 고등학교때 딸의 장래를 걱정한 누이가 고등학생이 읽으면 좋을 책 몇권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대여섯권의 책을 소포로 보내준 일이 있었는데 그때 아마 선생님의 그 책이 함께 보내졌었나 봅니다.
그 책은 끝내 귀향하지 못했지만 그 책 몇권으로 해서 지금은 사회에 잘 적응해서 생활하고 있는 생질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족할 일입니다.

  어쩔 수 없이 책을 한번 더 사서 읽기로 하고 서점을 여기저기 몇군데 돌아보았는데도 제가 원하던 초판본은 어디에서도 찾지를 못해 어쩔 수 없이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증보판을 사서 한번 더 읽었습니다.
혹시 제가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혹시라도 읽을만한 책을 소개시켜 달라고 하면 늘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를 가장 먼저 추천해 왔던 저의 개인적인 자부심이 역시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재확인하게 된 것 같아 뿌듯하였습니다.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는 페이지를 여는 순간부터 처연한 슬픔이 밀려 옵니다.
그 느낌은 제가 처음으로 이 책을 접했던 이십대 중반-군대를 막 제대하고 나온-에도 그랬거니와 세 번째 읽는 사십대 초반의 지금도 마찬가지인 느낌입니다.
선생님께서는 나름대로의 슬픔과 고통을 누르고 누르며 담담하게 써 내려가고 계셨지만 책장의 곳곳에 묻어 나오는 처연함만을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됩니다.
저 혼자만의 그런 감상 때문인지는 모르나 저는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눈물 한방울이 뚝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쉬이 억제치 못합니다.
선생님의 글에 저같은 사람이 감히 독서감상 운운함을 널리 용서하십시오.
“난장촌초심, 보득삼춘휘”라는 구절은 늘 곁에 두고 마음이 흐트러질 때마다 저의 마음을 다잡는 경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처음 접하고 나서는 이런 글이 있었구나, 하고 책을 덮고도 한동안 멍하게 하늘을 바라보았던 그 감동은 선생님의 질곡같은 인생여정이나 20년을 넘은 감옥살이를 해오신 것 등에 대한 외경심과는 또다른 감동입니다.

  그리고 그 후부터는 저 혼자서 마음속으로 선생님을 흠모하기로 작정하였고 덕분에 선생님의 저서가 나올때마다 기꺼이 사 읽는 과소비(?)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출간한 “강의” 역시 너무나 잘 읽었습니다. 늘 느끼는 것입니다만, 자신의 현학을 뽐내하지 않으면서도 담담히 자신의 앎을 설파하시는 선생님의 깊은 문장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집사람은 읽어도 무슨 뜻인지 도무지 모를 그런 책만 읽는다고 힐난합니다만 저의 취향이 그런 것임에 어쩌겠습니까?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딱 내스타일이십니다.

  언제부터인가, 만일 기회가 닿는다면 아이들이 연예인들에게 그러는 것처럼 저도 선생님의 저서를 가지고 가서 싸인도 한 장 받고 가능하다면 강의도 한번 들어보리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근래 몇 년 안쪽에 우리시의 어느 교육원에서 선생님의 저서 제목과 같은 “더불어 숲”이라는 제목으로 유명인사들이 와서 강의를 한다는 것을 들은적이 있었는데 그 때 아마 선생님께서 강의를 오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만 역시 마음과 달리 먹고 사는 것이 빠쁜 소시민인지라 끝내 한번도 선생님을 멀리서나마 뵐 기회마저 갖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실망하지 않습니다.
머지 않은 날에 기어이 선생님께서 재직하고 계시는 학교나 아니면 외부강의 일정 등을 알아보고 한번은 꼭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싸인도 받으로 갈 작정이니까요.
그 때는 아직은 아무것도 모를 나이지만 초등학교 2,3학년이 된 저의 두 아이를 함께 데리고 갈 예정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아이들도 선생님을 직접 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기뻐할 것입니다. 제 아빠가 마음속으로 존경하는 분이었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갑작스럽고 뜬금없는 저의 이런 글에 당황하시지 않았나 모르겠습니다만 여러 무례함마저 선생님께 대한 저의 흠모와 존경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기시고 널리 용서하실 줄 믿습니다.
바빠서 글이 길어졌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라며 앞으로도 좋은 저서들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2006년 3월 23일
경기도 광명에서 장오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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