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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6.04.29 12:30

이런 된장~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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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선생님들과 나누었던 글입니다.

나무님들 즐거운 주말 만드세요~

**************
이런 된장~
이제 학교 급식가지고 투정하기는 다 글렀습니다. ^^;
며칠 전 일입니다.
목련관에 볼 일이 있어 층계를 오르는데
큰 스텐 다라를 들고 올라오는 급식소 아주머니와 딱 마주쳤습니다.
인사드리는데, 선생님 앞에서 주눅든 학생처럼 아직도 몸을 움츠리시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애교 넘치는(?) 큰 목소리로
“밥 잘먹고 있습니다”라고 다시 꾸벅 인사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마스크 너머로 수줍어하시며 밝은 웃음을 지으시는 모습을,
그 눈빛을 보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느꼈습니다.
‘아 저 얼굴을 봤으니. 이젠 학교 급식이 어떻다 투덜거리기는 다 글렀구나~’
******
저 보다 몇 년 먼저 교사가 된 아주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 사람과 술을 하 좋아하는데, 가끔 학교 기사님이나 학교에 일하러 온 아저씨들이랑 어울려 소주며 막걸리며 잘 마십니다.
하루는 그분들 이야기 하면서 꼭 “~선생님”이렇게 호칭을 하길래 선생님이란 표현을 너무 남발하는 거 아니냐 진담 반 농담 반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 정색을 하면서 제게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기표야~ 난 학교에 학생들을 위해 일하는 모든 분들이 선생님이라고 생각하고, 특히 학생들 앞에서 우리가 그 분들을 진심으로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그 얘기를 듣고 저의 천박함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
천 오백여명의 학생들의 밥과 우리 백여명의 교직원을 말 그대로 ‘먹여 살리는’ 우리들의 급식소 아주머니. 습기와 열기에 푹푹 찌는 주방에서 모자에, 장갑, 고무장갑에, 그리고 공포의 장화까지 몇 겹을 껴입고 그 힘든 환경 속에서 일하는 밥 아줌마.
하루 종일, 한달 내내 이렇게 일하고 받는 월급은 .......
하루 종일 장화신고 일해야 하는 밥 아줌마에게 마침 5월 1일 ‘일하는 사람들의 날’을 맞아 그저 양말 한 켤레 선물해 드렸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몇 몇 샘들과 했었습니다.
******
지난 해 학생의 날 행사처럼 이번 ‘밥 아줌마’에게 작은 고마움을 표시하는 일에 함께하시고자 하는 샘들께서는 1학년 윤00/2학년 김00/ 3학년주00/ 그리고 배00, 양00 샘께 천 원짜리 한 장 살며시 건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000원 이상은 받지 않겠습니다.
******
우리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시는 분은 총 15분이 계십니다.
전생의 어떤 인연이 있었길래 이렇게 나의 밥을 꼬박 꼬박 챙겨주시게 되었는지.
비정규직이 무엇인지, 파견 근무가 무엇인지 잘은 모르지만,
또 그렇게 해서 누가 얼마나 행복해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저 단지 우리들의 ‘밥아줌마’들도
한 달에 한번만이라도 그 무거운 장화를 벗어놓고
아이들 손잡고 돼지갈비 뜯으러 갈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부끄러워 표현은 못하지만
마음속으로 가만히 말해봅니다.

“고맙습니다. 밥선생님”

***************

선생님들에게 온 답장 중 베스트 답장입니다.

"이런 고추장~

2.000원 내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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