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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6.06.23 11:07

[re]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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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쯤 되면 막가자는 얘기지요?~~  (허허...)
어쩌다가 논쟁도 아닌 논쟁에 얽혀들어 고단한 말을 또 하게 되는군요.

‘거리두기’님의 말씀에 대해서는 특별히 토를 달고 싶은 맘은 솔직히 안생기는데, 그냥 잠자코 있으려니 혹 '거리두기’라는 학부모님의 말씀을 듣고나서 짱짱한 방학동안 팽팽 놀면서도 꼬박꼬박 받은 도톰해진 월급 봉투로 뱃가죽에 낀 기름기나 닦아내며 반성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혹시 한 분이라도 계시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간단하게라도 변명(?)은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또 생기는군요.

학부모님께서는 전교조를 불신하기에 앞서 교사라는 집단 자체를 불신하고 있고, 또 그에 앞서서 공교육 자체를 부정하시는 분 같습니다.  공교육이 없다(정확히 말하면 공교육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고 싶은신 것이겠지요.)고 생각하기 때문에,  존재하지도 않는 공교육을 기반으로 밥벌이를 유지하고 있는 교사라는 집단 전체가 사회의 기생충과 같은 집단으로 여겨지는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겠지요.  그것을 가장 가시적으로 증명해 줄 수 있는 것은 방학 때 무노동으로 임금을 받는 것이구요.

그런데 전교조라는 집단은 그 공교육을 강화하자고 합니다.  교육은 공공재라고 주장하고 있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교육 복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더구나, 교육을 사적인 시장에 맡기면 사회적 약육강식의 논리와 질서가 고착화되는 것이므로 교육평등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라고 합니다. 완전히 도둑놈들이지요.  존재하지도 않는 공교육에 기생해서 월급 받아먹고 있으면 주는거나 얌전히 받아먹을 일지지, 그것도 모자라 존재하지도 않는 공교육을 강화하라니요.  더군다나 진보니 개혁이니 참교육이니 하는 가면까지 뒤집어쓰고 그러니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거리두기’라는 학부모님의 그 분노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공교육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님의 진단에는 동의를 하는데, 그래도 전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이드니 어쩌겠습니까?  솔직히 학부모님의 대안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공교육이 제 기능 못하니깐 교사들 월급 주는 것도 아깝고, 아예 모든 공교육 해체하고 알아서 능력껏 배우고 살아남는 사회로 가자는 말씀이십니까?  죄송하지만, 전 공교육을 강화하는 일이 필연적으로 교사들의 기반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이익 집단’(이 용어가 꼭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어야 하는것인지는 의문입니다.)에 불과할 뿐이라는 비난을 받더라도 공교육은 반드시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교육의 공공성 확보의 과정에서 혹 교육 관료들의 역할도 증대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님께서 전교조를 ‘미국물 잔뜩 드신 교육부 관료들의 사회적 영향력을 유지 강화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위대 정도로 이해’를 하더라도 저로서는 공교육을 강화하자는 주장을 철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방학 때 월급 받는 문제말인데요....

요즘처럼 여타의 직장인이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그 마저도 항상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시대에 철밥통에 탄탄한 연금 보장, 그리고 짱짱한 방학을 누리고 있는 교사라는 집단이 얼마나 부러움이 대상이 되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부러움을 넘어 질시와 분노의 대상에 까지 이르렀지요.(솔직히 요즘에 어디가서 제 직업 말하기가 싫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다른 직종에 근무하는 분들과 얘기를 하면 왠지 빚진 것 같고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그런데 말이죠, 교사들의 그러한 근무 조건이 잘못된 것이고 우리 사회가 가지 말아야 할 방향으로 간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다른 직종에서 고용불안을 강요하고, 적당한 휴가를 보장받지 못하고, 국민연금이 불안한 것이 잘못된 것이지요.

비정규직이 노동자의 절반을 넘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정규직이라는 사실만으로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사회 시스템이 문제이고 그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개혁이고 진보인 것이지, 정규직을 비난하는 것이 진보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고강도 노동을 강요하고, 적절한 휴가를 보장하지 않으며, 안심할 수 있는 노후 생활을 보장하지 못하는 사회 시스템이 문제이지, 교사들의 상대적인 고용 안정과 상대적으로 많이 확보된 휴가(?)를 들어 교육 노동자들의 존재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방학때 월급받는것이 부당하지 않느냐고 물으셨지요?  전 부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교육 노동의 특수성까지 설명하지 않더라도 일반적 상식으로도 당연히 방학때도 월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무슨 영양분 비축했다가 겨울잠 자는 곰이나 개구리가 아니고서야, 방학이라고 어떻게 굶으면서 견딘단 말입니까?  그것은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문제인 것입니다. 연간 지급받는 임금 수준이 적정수준인가를 따져 볼 문제이지, 방학 때 수업을 안한다고 월급을 받지 말라고 하는 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고 봅니다.  

이 정도만 합시다.

전의 글에서도 말했지만, 전 전교조에 대한 비판에 답답해하지 않습니다.(제가 답답해하고 책임질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정작 힘들게 하는 것은 냉소와 비아냥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거리두기’님의 글은 솔직히 냉소와 비아냥으로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원색적인 비난’ 중 하나라는 생각 뿐이구요...

그리고, 님의 글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안맞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초반부엔 공교육 자체를 부정하고 해체해야할 것처럼 말씀하시다가, 뒤에 가면 느닷없이 전교조의 진보적인 색체를 벗겨내는 것이 공교육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씀을 하시니...

그리고 전교조가 아닌  님이 생각하는 진정으로 ‘참교육을 열망하는 극소수의 교사들’이란 누구를 말하는지도 의문입니다.

또한, 더불어숲에 많은 분들이 교사와 전교조에 필요이상의 따뜻한 시선을 보내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어 그 진보성을 인정해주고, 그것으로 인해 교사들의 뱃가죽을 기름지게 할 것이라고 예측까지 하셨는데, 그러한 예측 능력 앞에서는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요즘 게시판을 너무 어지럽혀 절제하겠다고 해놓고도 그만 또 어지럽히고 말았네요~~~   게시판도 게시판이지만,  제 할 일도 많이 밀렸습니다.  오늘 축구할 때까지 밤 새워야할지도~~~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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