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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6.06.22 13:18

[re] B급 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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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人之下'님,
‘공격의 수단’으로써가 아닌 비판의 글을 쓰고 싶으시다면 침묵하지 마십시오.
제가 안타깝고 힘빠지는 건 전교조에 대한 비판때문이 아닙니다.

정당한 비판이라면 당연히 공론화되어야겠지요.  그러한 공론화가 활발할수록 오히려 조직은 건강해지는거겠지요.

제가 답답하고 힘빠지는 건 그런 비판때문이 아니라 어느새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냉소와 비아냥입니다.  모든 것에 대해 '쿨~한' 태도입니다.

전교조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어제 오늘의 일이겠습니까?  전교조뿐 아니라 민주노총, 민노당 또는 광범위한 진보진영에 대한 비이성적 공격이 최근의 일이겠습니까?
수구 기득권 세력의 공격이라면 얼마든지 맞서 싸울 수 있는 것이고, 오히려 싸울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하지요.

하지만, 최근의 힘빠지는 분위기는 그것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소위 스스로 좌파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스스로 민주화 세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냉소와 비아냥, 즉 쿨~한 태도야말로 힘빠지게 하는 요인이 아닌가 합니다.

전교조가 비판받을 부분이 왜 없겠습니까?
저 역시 전교조의 동맥경화를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비록 소위 말하는 활동가도 조합 간부도 아닌 그야말로 평조합원에 불과하지만, 평조합원인 제가 보기에도 전교조 조직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음을 느낍니다.  
또한 내부에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제 나름대로는 치열하게 문제제기를 하고 있고, 때로는 같은 학교의 분회원끼리도 치열한 논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지도부에 대해서는 저는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고, 그 점에 대해서는 조원배 선생님하고도 생각을 달리하며 작년에 큰 논쟁을 하기도 했습니다.

조직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드러내고 논쟁하고 싸워야겠지요.  그래야, 경직되고 관료화되는 것을 막고 조직의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겠지요.  그것이 내부의 비판이든, 외부의 비판이든 왜 두려워하겠습니까?

다만 답답하고 힘빠지는 건, 조직에 대한 애정도 신뢰도 던져버린채,  아주 관조적인 태도로 냉소하는 것입니다.  수구 꼴통들의 악의에 찬 공격에 힘빠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깨를 걸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대단히 객관적인 제3자가 되어서 한마디씩 툭툭 내뱉는 말입니다.

"전교조나 교총이나 제 밥그릇에만 집착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 노조는 하방연대를 하지 않는다.”,  “대기업 노조는 이미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또 하나의 권력이다.”, “민주 노총 그 새끼들도 ~~~”, “민노당 너희들은~~~”  등등.

제 3자가 되어서 한마디씩 내던지는 것도 힘빠지는데, 이제는 다른 입장이 되어서 ‘교육 발전의 걸림돌’이라고 조선일보와 인터뷰나 하고 있는 ‘김진경’이나 ‘이인규’씨 같은 사람을 보면 슬프기까지 합니다.  마치 김문수나 이재호가 민주노총을 향해 ‘너희들이 노동자의 아픔을 알어?’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면 그 느낌이 바로 지금의 느낌일 것입니다.

그런겁니다.
그러니, 萬人之下님!  저같은 사람 배려해서 하고 싶은 말씀을 거두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edsophia님의 댓글을 보면서 힘빠졌던 것도 바로 그런겁니다.

전교조에 대해 정당한 비판을 하셨다면, 건강한 논쟁이 되었거나 아니면 저같은 평조합원의 생각을 바꾸어서 9만분의 1만큼의 전교조 조직의 건강성을 가져왔겠지요. 그런데 edsophia님의 글은 밑도 끝도 없이 ‘전교조나 교총이나 다 똑같은 놈들’이라는 냉소와 비아냥 그 이상은 아니었다고 느꼈습니다.

학교 바깥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 대한민국 학교를 전교조가 장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전교조가 모든 교육 정책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상층 단위로 가면 전교조의 힘이 커졌지요.  교육부가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되었구요...

그렇지만 각 단위학교로 가 보십시요.  아직까지 전교조 조합원이 한 명도 없는 학교도 대단히 많습니다.  전교조가 있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도 소수인 학교가 절대 다수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전교조의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고 평가받는 분회입니다.  우리 사립 재단의 전체 교직원 중에서 분회원은 1/4도 안됩니다.  그 1/4 중에서도 과반수 이상은 솔직히 적극적인 조합 활동은 없이 조합비를 내는 선에서 조합원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사립 재단에 100여명이 훨씬 넘는 교직원 중에 7-8명 정도가 아직도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각종 부정부패, 리베이트 수수 관행, 학부모회를 통한 불법찬조금 모금, 성적 조작 등 비합리적인 학교 운영에 맞서고 있고,  학생들에 대한 무지막지한 체벌 금지,  반 인권적 두발 규정 개정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강제적인 보충수업 및 자율학습에 맞서고 있습니다.  보다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요구하며 학교운영위원회의 정상적 운영, 예결산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집행, 학생 복지의 확충 등을 위해 자기 근무시간 외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상층 단위로 가서 각종 정책적 변화를 위한 노력은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이 반세기 가까이 권력과 야합해왔던 ‘교총’과 똑같은 놈들로 취급받아야 하는 일들입니까?  저러한 일들이 과연 전교조가 ‘제 밥그릇에만 집착’하는 노릇이란 말입니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두려운 것은 냉소와 비아냥이지 정당한 비판이 아닙니다.
혹자는 최근의 지방자치 선거 결과를 두고 앞으로 다가올 긴 ‘반동의 시대’를 예견하기도 합니다.  그 진단이 옳은 진단인지 그른 진단인지 저는 판단할 능력이 없습니다.

다만, 한 때 민주화 세력을 담당했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철저하게 객관적인 제3자가 되어 한마디씩 내뱉는 것을 보면 그 진단이 맞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전교조를 냉소하고 민주노총의 경직성을 비아냥거리며 민노당을 욕하는 사람들이 최소한 현재 각자 자기 삶의 현장에서는 삶의 조건을 조금이라도 진보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크게 슬프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요 며칠 어쩌다보니 본의 아니게 숲 게시판을 많이 어지럽혔습니다.  열심히 살지도 못하는 인간이 주제넘는 말을 많이 해서 좀 민망합니다.  앞으론 절제하겠습니다.

*만인지하님을 향해 말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말해놓고 보니 만인지하님에게 한 말은 아니고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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