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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6.06.26 20:44

강릉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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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숲 가족들과 함께한 강릉, 이보다 더 보람있고 알찬 기행일 수 있을까.

1박 2일 이라지만 돌아보는 나에겐 무한한 시공간이다.
푸른 숲, 시원한 안개, 푹신한 숲길, 대관령 성황당에 무녀의 징소리도 들려온다.

천 년의 세월을 이어온 축제 "강릉 단오제"가 유네스코에 등록된 사연 설명을 들으며
옛사람들이 양의 내장에 비유한 꼬불꼬불 대관령길을 내려와 마을 서낭당을 찾았다.
가옥 형태가 아니라 돌로 쌓아 한쪽에 입구가 있는 (마치 이글루에게서 돔을 떼낸 )형태였는데 그 속에서 굿을 하고 밖에 선 사람들이 둘러서 관람했다고 한다.
소나무가 몇 그루 옆에 있는 그 모습이 소박하고 아늑하여 인상깊다.
유명한 석굴암 보다 오히려 더 정감있다.

범일국사의 부도탑을 본 후,
굴산사(구산선문중 하나임) 터를 찾으니
결코 시간에 영향받지 않는 것이 있음을 말해 주는 듯 찰간이 천 년을 뚫고 들 가운데 우뚝 서 있다.

난설헌 허초희의 생가(지금 사람이 추정한 터에 지은)를 찾았다.
패랭이 꽃이 담밑에 줄지어 우리에게 미소한다. 먼길 잘 오셨다고.
고운 그 모습에 반해 한참을 응시한다... '난설헌의 모습일까?'
단아한 집에 초목들은 곱게 자라건만 정작 방과 부엌에 사람의 온기가 없어 아쉽다.
내가 안주인 되어 행주치마 두르고 찌짐이라도 얼른 부쳐 내오고픈 마음이 인다.

저녁 무렵 찾은 “자연 속으로”에서 막간을 이용한 축구 경기가 있었다.
강릉에서 합류한 분들 중 해원 스님의 개인기가 특출했다.
신영복 선생님의 축구하시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선생님의 글도 참 좋으시지만 나는 축구하시는 모습이 더 좋다.^^ 오래 건강하시기를 바란다.

저녁으로 먹은 닭백숙, 어둠 속의 꽁치 바비큐, 조개 구이, 수박, 앵두, 막걸리, 소주 ‘처음처럼’이 모둠별 장기자랑 하는 우리 몸속으로 들어가 피가 되고
캠프파이어 옆에서 강강수월래 해방춤 덕석 말고 풀기로 승화되었다.
나는 별로 잘못한 게 없는데(?) 덕석말이를 당했다! 에고 어지러워~

편안한 잠을 자고 안개비가 조금 내린 아침 저수지로 산책을 갔다.
김무종님께서 둑방에는 원래 뱀이 많다고 살짝 겁을 주었지만 몇몇은 물가로 내려가 물수제비를 놓았다. 솜씨들이 다들 좋았지만 진주시 진성면 상촌리에서 자란 우리 “여보”솜씨가 일품이었다.ㅎㅎ

정갈한 아침을 먹고 “추억은 방울 방울”이라는 만화 영화를 보았다.
“2/3 나누기 1/4 = 2/3 곱하기 4 = 8/3 =2와 2/3”이 된다. 그러나 주인공은 사과 하나 보다 작은 것을 더 나누는데 어째서 두 개 보다 많아지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한다.
선생님께서 한 번 잘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수많은 관념들에 속고 속이는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심이 아닐까 싶다.

정동진 바다 옆 헌화로(수로부인에게 소몰고 가던 노인이 벼랑 끝에 핀 꽃을 따서 바친 길로 추정)에서 선생님께서는 “왜 하필 높디 높은 벼랑의 꽃이었을까?”라는 질문을 하셨다.
그리고는 척박한 땅에서 먼저 꽃이 피고 열매 맺는 사실을 인지시켜 주셨다.

막국수로 점심을 먹고 일부 일행과 헤어졌다.

유네스코에 강릉 단오제를 등록 신청하셨다는, 푸근한고 친근하신 모습으로 설명해 주신 황루시교수님(관동대학교), 고맙습니다.
내내 강릉 가이드 해주신 분(모습은 역력한데 이름이 기억 안나서 죄송)의 준비성(?)에 대해 저희 남편이 아주 찬탄입니다.
돌아오는 휴게소에서 선생님을 다시 뵈어 반가웠구요.
이번 기행이 우리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훌륭한 교육이 되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우리 “여보”에게 큰 휴식이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자연과 호흡하고, 더불어 숲의 선량한 사람들과 편안한 호흡 나눌 수 있어 더욱 보람있는 시간이 되었지 싶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그랬으리라 믿습니다.

이 모두가 다 누구의 덕일까 생각하며 앞으로 더욱 알찬 생활을 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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