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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심에 대한 의미를 정확하게 알려드리기 위해 앞서의 이어지는 글을 계속 적을까해요.
제가 성본스님 강의를 동국대학교 선학과 재학 중일때 보고들었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평상심의 뜻이 이 안에 들어있으니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오염이란 말은 마조설법의 독창적인 용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말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평상심이 자성청정심임을 전제로 하고 있는 표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마조가 말하는 평상심은 단순한 범부의 몰자각적인 중생심을 지칭한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평상심을 자각하고 일상생활에 자유롭게 오염되지 않고 전개할 수 있는 입장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수행을 하지 않고도 가능한 일인가?
오염(汚染)과 더불어 선불교(禪佛敎)의 수증론(修證論)으로 항상 문제가 되고 있는 중요한 선문답(禪問答)이 육조혜능과 남악회양과의 다음과 같은 유명한 대화이다. 즉 <전등록>5권 남악회양 장(章)에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육조: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子 近離何方]
회양: 숭산(嵩山)에서 왔습니다.   [離嵩山]
육조: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什摩物 與摩來]
회양: 한 물건이라고 말씀하여도 맞지(옳지) 않습니다.   [說似一物卽不中]
육조: 또다시 수행하고 깨달아 얻을 것이 있는가?   [還假修證不]
회양: 수행과 깨달음이 필요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다만 더럽힘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修證卽不無 不敢汚染]
육조: 단지 이 더럽히지 않는 것(不汚染)만이 제불(諸佛)이 호념(護念)하는 것이다. 그대가 이미 이와 같고 나 또한 이와 같다.   [卽這介不汚染 是諸佛之所護念 汝亦如是 吾亦如是]

이미 잘 알려진 유명한 육조와 회양과의 선문답은 회양이 육조혜능의 불법을 계승하게 된 근거가 되고 있는 인연(機緣)의 일단(一端)이기도 하다. 이 일단의 대화는 사실 마조계의 선종역사인 <보림전>(801년 성립)에 최초로 등장되고 있는 것인데, <조당집>3권 남악회양 전(傳) 등에도 수록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회양이 '설사 한 물건(一物)이라고 말해도 옳지 않습니다'라는 말은 불법의 본질을 직접 체득하여 자기 자신의 경지에서 자신있게 제시한 한 마디인 것이다. 회양은 이 한 마디로 육조혜능으로부터 인가받게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말은 <임제록> 등 당대의 선어록에 자주 인용되고 있으며, 송나라 시대에 재편된 <육조단경>에서 혜능의 깨달음의 노래(心偈)를 본래 한 물건도 없다(本來無一物)로 고칠 수 있게 된 사상적인 근거가 되는 말이기도 하다.
[說似一物卽不中]이라는 회양의 말이나, [本來無一物]은 똑같은 의미로서 인연으로 이루어진 일체의 모든 존재는 무상한 것이며, 결국은 본래의 공(空)으로 되돌아가는 필연적인 것이기에 어떤 고정된 존재로나 형체로서 이름 붙일 수가 없다는 입장을 말한다. 이러한 본래 한 물건도 없다(本來無一物)는 경지를 깨닫고 제시한 말이다. <금강경>에서 말하는 '고정된 정법이란 있을 수가 없다'고 한 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다시 말하면 [本來無一物]은 대승불교에서 주장하는 일체개공의 입장을 말한다. 그래서 육조는 회양이 이러한 일체개공(一切皆空)의 본질을 깨닫고 [說似一物卽不中]이라는 질풍같은 한 마디에 곧바로 인가(印可)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혜능이 다시 '그러면 그대는 다시 수행하고 증득(證得)해야 할 것이 있는가?'하고 재차 회양의 경지를 재확인하자, 회양은 '수증(修證)이 필요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더럽힘(汚染)이 있어서는 안됩니다.'라고 대답하고 있다.
그러자 혜능은 '이 불오염(不汚染)만이 제불(諸佛)이 호념(護念)하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자네가 이미 이와 같고 나 또한 이와 같다고 말하면서 재차 회양의 수증관(修證觀)을 확실히 인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혜능과 회양이 제불(諸佛)과 마찬가지로 불오염(不汚染)의 수증(修證)을 체득하고 있음을 육조혜능이 확인하여 확신시켜주고 있는 일단(一端)인데, 불오염의 수증관은 어떠한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인가?
이것은 마조가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수행하여 도(道)를 이루고 부처가 되려고 하는 조작된 마음과 생사심(生死心), 차별심, 분별심, 편견과 고정관념이 없는 근원적인 본래심(本來心)으로 일상생활을 전개하는 그 마음을 말한다. 이러한 자성청정한 본래심은 좌선수행하고 깨달음을 체득하여 얻을 수 있는 마음이 아니라 인간 각자가 본래 구족하고 있는 근원적인 마음이기에 '도(道)는 수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본래심(평상심)을 오염하지 않도록 하라!'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육조혜능도 '오염되지 않은 수행과 깨달음(修證)'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마조의 '평상심(平常心)이 도(道)'가 되는 조사선의 일상생활의 종교는 이러한 오염없는 청정한 본래의 평상심으로 일상생활을 지혜롭고 무애자재하게 전개하는 자각(自覺)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지 범부의 몰자각적(沒自覺的)인 중생심이 아님을 잘 알아야 한다.
그러면 이러한 평상심으로 깨달음의 지혜로운 도(道)의 생활을 전개하는 조사선의 오염없는 수행과 깨달음은 어떻게 체득해야 하는가?
조사선의 기본 정신은 자각(自覺)된 근원적인 평상심으로 일상생활을 일체의 경계따라서 조사선에서 말하는 선(禪)이란 다름아닌 평상심으로 일상생활을 자유롭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그 전부를 말한다. 말하자면 선(禪)은 '평상심이 바로 다름아닌 도(道)'인 그 생활이며, 이 깨달음의 평상심으로 부처의 경지를 전개하는 '즉심시불(卽心是佛)'의 세계를 구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렇게 일체의 경계에 끄달림없고, 차별, 분별심, 번뇌의 생사심(生死心)이 없는 본래심, 즉 오염없는 자각(自覺)된 평상심으로 무애자재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체득해야 이러한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와 '즉심시불(卽心是佛)'의 선의 생활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범부의 차별심과 분별심으로 얼룩진 오염된 중생심으로는 결코 이러한 평상심으로 일상생활의 종교를 전개할 수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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