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주역읽기 모임 잘 했습니다.

by 고전읽기 posted Jul 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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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주역읽기 7월 모임을 했습니다.
정숙언니, 기표선배, 익성선배, 임채순씨, 김혜영, 한혜영, 현영임선생님, 은미언니 그리고 저 이렇게 9명이 모였습니다.
안타깝게 못 온 정민씨를 비롯해 몇몇 분을 위해 7월 모임을 자세히 적을께요.
그리고 혹 주역읽기에 관심이 있음에도 수즙음을 많이 타셔서 못 오시는 분들을 위해
주역읽기 모임이 아주 편안한 곳이고, 만남이 즐거운 자리임을 알려 드리기 위해 후기를 적습니다.

7월 모임은 정숙언니 집에서 했습니다.
정숙언니가 올려 준 약도 설명에 '옥의 티'가 있었지요.
마지막 부분에서 왼쪽을 오른쪽으로 잘 못 써 주는 바람에
고전읽기 연락망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네요. ^^

잘못 들어간 골목을 빠져 나와 다른 골목으로 들어가자
윗층 베란다에서 정숙언니가 우리를 불렀습니다.
언니가 사는 집은 아주 환~~한 집이었습니다.
마당이 있어서 좋고, 햇볕이 잘 들어와서 좋고,
무엇보다 집을 너무 아늑하게 꾸며 놓으셨더라구요.
오는 사람마다 정숙언니 칭찬을 넘치게 했는데,
그런 칭찬에 실속이 있으면 더 좋겠네요.
뭐... 소개팅이랄까.... ^^

벌써 방에는 공부할 준비가 다 되어 있었어요.
갖가지 차가 놓인 티테이블도 준비되어 있었구요.
오시는 분들마다 먹을 것을 사가지고 오셔서 공부하기 전부터 입이 즐거웠지요.
그리고 주역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첫번째 괘는 대유괘 였습니다.
대유괘 발제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는데,
예습을 해 온 현영임선생님이 즉석에서 해 주셨습니다.
현영임선생님은 늘 그러신지는 모르겠지만,
공부할 부분을 공책에 손수 써 놓으셨고 여러 해석들을 비교하는 것까지 해 놓으셨더라구요.
현영임선생님이 갖고 계신 주역책은 이가원선생님의 해석이 있는 책인데,
구하기 쉽지 않은 책이지요.
현영임선생님이 자주 소개해 주었던 이가원선생님의 해석이 담긴 이 책은,
사실 현영임선생님의 조부께서 보시던 책이라고 하시네요.
이 책을 손녀인 현영임선생님께 물려 주셨다고 하네요.

대유괘는 여러 면에서 주목할만한 괘였습니다.

우선 대유괘는 14번째 괘인데, 음력으로 14일은 보름 전 날이쟎아요.
사실 달은 14일째가 가장 둥그렇다고 하네요.
그래서 14번째의 괘가 성대하다는 뜻의 대유괘라는 설도 있다네요.

다음으로 대유괘는 음효가 하나뿐인데,
그 음효가 존귀한 자리(다섯번째 자리)에 있는 괘입니다.
64괘 중 음효의 공능이 가장 잘 발휘되는 괘입니다.
이 대유괘가 바로 64괘 중 가장 큰 포용력을 갖고 있습니다.
포용하기 위해서 양보다는 음의 역할이 중요함을 새삼 깨달았지요.

동양에서 포용성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대유괘를 살펴보세요.

두번째로 공부한 괘는 겸괘입니다.
괘 이름처럼 겸손의 덕에 대한 괘입니다.
이 괘도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우선 괘 모양이 땅 아래 산입니다.
보통 산이 아무리 높다 하되 하늘 아래 있음을 이야기하쟎아요,
이러한 이야기에는 여전히 산보다 높은 하늘을 상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겸괘는 그 산을 땅으로부터 비춰 봅니다.
산이 땅 아래 있다는 것, 그것으로 겸손함을 상징한 주역의 사유가 정말 놀랍더라구요.
지구본을 펴 볼 때, 아무리 높은 산이라고 해도 대지의 광활한 평면성에 비하면 사실 별거 아닐 수 있쟎아요.
하늘이 아니라 땅으로부터 겸손함을 설명한 겸괘의 매력이 첫 구절부터 물씬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겸괘에는 평등성에 대한 동양적 사유의 원형이 들어있었습니다.
많은 곳에서 덜어 적은 곳을 메꾼다는 구절이 바로 이 겸괘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평등성에 대한 인식은
필연적으로 적은 곳을 메꾸려고 하는 실천성을 촉구합니다.
그렇기에 겸괘에는 그러한 실천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정벌도 불사함이 나타나 있습니다.

겸괘의 각 효는 겸손함의 여러 양태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 효는 왠지 도가적인 겸손함이 느껴진다면,
점차로 각 효는 겸손함의 사회적 의미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겸괘에는 정말 겸손과 평등에 대한 심오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음을 느꼈습니다.

세번째 괘는 예괘입니다.
예괘는 16번째 괘로 즐거움에 관한 괘입니다.
그런데 막상 괘를 읽으면 즐거움보다는 뭔가 막연하게 걱정꺼리가 싹트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음력으로 말하면 16일부터는 하강하는 때이지요.
그래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주역 64개가 각 괘 안에서의 순환이 있듯, 괘들 사이에도 순환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괘 다음 괘는 수괘였습니다.
예괘와 마찬가지로 수괘도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예괘나 수괘나 어떤 상황에 맞부딪히기 이전의 상태인 듯 했습니다.
다음에 공부할 고괘, 림괘와 연결할 때,
예괘, 수괘의 의미가 비로소 분명해 질 것 같습니다.

주역읽기 모임이 할수록 재미있습니다.

주역을 우리 나름대로 해석해 보는 재미가 솔솔하구요,
무엇보다도 역시 주역읽기 하는 사람들이 정말 좋습니다.

주역읽기 모임 두번째 온 채순씨 말대로 친한 사람 같이 오고 싶은 자리 이지요.

주역읽기 모임이 끝나고 같이 밥을 해 먹었습니다.
이미 정숙언니가 김치찌개로 끓여 놓고, 쌈도 준비해 놓았지요.
거기에 호박전도 부치고, 버섯도 구웠습니다.
혜영언니가 가져온 유부초밥도 만들어 먹었습니다.

수박도 먹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그 꽃잎이 떠오르면 그리운 사람 얼굴도 떠오른다'는 정숙언니 말을 새기며
국화차도 마셨습니다.

그리고 또 수다 한 가득 풀어 놓았지요.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일요일이 다 갔습니다.
모두들 일요일 자정 가까운 밤에 집에 들어갔을 겁니다.

8월 주역읽기 모임은 8월 네째주에 있습니다.
8월 모임은 서울을 떠나서 1박 2일로 할 계획입니다.

주역읽기 여행에 같이 하실 분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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