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에서 번개치고 온 밤

by 정인숙 posted Jul 2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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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배형호님께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덕분에 오늘 박물관 관람을 하게 되었고, 보람은 상상외입니다.
수학여행 다니면서 건성건성 둘러 볼 때와 달리 몇 번이나 탄성이 나오게 되니 말이죠

평소 심미안이 없는 탓에 별 감상을 못하는 걸까 여겼었는데, 오늘은 그 사이 심미안이 조금 생긴 것인지 ㅋ...

해설해 주신 분의 도움도 꽤 컸던 것같습니다.

김홍도의 <신선도>를 본 게 아주 인상 깊었는데, 그의 다른 작품들, 가령 <씨름도>, <서당>등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뭐랄까, 서늘할 정도의 고운 필치...

그리고 어릴 적부터 많이 봐 온 [반가사유상]은 왜 그리 유명한 지 영문도 모른 채 그냥 좀 날렵하다는 인상 정도였는데, 해설자의 말에 의하면 싯달타가 출가하기 전에 출가에 대하여 사유하는 모습으로 깊은 선정에 든 상태에서 나오는 특유의 표정이며,약간 오른쪽으로 기운 듯한, 그러면서도 빼어난 조형미가 독보적이란다.

그리고 역시 많이 보아 온 신라 금관,
출(出)자 모양의 문양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신성한 나무로 왕을 상징하며
뒤의 사슴 뿔 문양도 영험한 것을 의미하고 이는 시베리아 관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북방전래설을 설명해 준다는...
여러 개 달린 굽은 옥은 뱃속 태아, 새 생명을 상징하고 ...등 등
어쨌거나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아름다움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입구에 들으서며 보았던 초대형 유물 사진의 주인공이 전에 못보던 거다 싶었더니 <왕건>이라 하고...

전시관 입구쪽에 보살상 사진 역시 전에 못보던 형태다 싶더니 북한 유물이라 한다.
나는 아직 그 유물사진이 보이는 감동을 뭐라고 해야 할 지 적절한 말을 찾을 수가 없다.

그래...
신라 금관에게서 느낀 것은 신라 세공인의 숨결일 테고
김홍도의 <신선도>에게서 느낀 것은 김홍도의 숨결일 테다.
북한 유물(명칭을 보지 못했다) 보살상은 그 어느 석공의 숨결로서
오늘 나에게 전해 온 것이리라...

시간이 여의치 못해 북한 유물은 관람하지 못했지만 꼭 다시 가봐야 겠다.

지금 껏 박물관 전시물들을 낡은 박제물 정도로 여기고 학자들이 그냥 호들갑을 떠는 것 아닐까 생각했는데 오늘 생전 처음으로 박물관에 <다시 가보고 싶어졌다.>

중간에 일행과 헤어졌는데 모두 좋은 시간 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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