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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귀한 인연이 있는 법이지요.
시골에서 자라 그곳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현실적 삶에 대한 애착과 욕구가 희미했으며 이런저런 사고(思考)와 활동은 항상 단절적인 것이어서 종래는 항상 공허감으로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1992년 가을 지금은 공주의 한 절에 주석(駐錫)하고 계시는(당시는 예산 향천사 주지스님이었음) 현각스님에게 출가의 뜻을 밝힌 바 있으나 곧바로 실행하지는 못했지요.
그러고 난 후의 이듬해 초여름께였습니다.
서점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흑백의 여운이 감도는 가운데 어느 삼층석탑을 어떤 한 사람이 망연히 바라보는 모습의 책표지가 인상적이어서 단지 그 이유만으로 사게 되었지요.
책 내용은 그대로 전기에 감전되듯 전달되는 것이었고 1994년 1월 학전소극장에서의 <한국미술사 강좌>를 통해 바로 그 책의 저자인 유홍준 교수와 첫대면하게 됩니다.
제가 유명인사를 갈구한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 그분이 그런 자리에 오르고 있는 중이라는 점은 분명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식견과 세상을 보는 안목이 범상치 않음에 저를 4년 동안 정신못차리게 만들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로 수화 김환기만 해도 그래요.
그 강좌의 대미는 현대민중미술이었는데 바로 앞서의 근현대미술을 관통하면서도 대체로 민중적 시각을 통한 조망이었지요.
근데 여기서 수화 김환기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설명을 가하는 것이었습니다. 민중적 시각을 견지한다하더라도 탁월한 예술적 세계가 돋보이는 작가를 놓칠수 없는 것이었겠죠.
슬라이드속의 그림은 뚜렷하게 각인되지 않았지만 그가 홍대 미대 학장이라는 직함과 안정되다며는 안정되다고 할 수 있는 직장을 그만 두고 예술의 세계에 좀더 몰입하기 위해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도미(渡美)했다라고 말한 사실만큼은 분명하게 기억됩니다.
환기미술관은 한국문화유산답사회(유홍준 교수가 대표로 있는 답사모임)의 한 회원과 함께 감으로 해서 알게 되었지요.
그런데 저 그림...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저는 한동안 붙박이마냥 서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다, 그리움, 고향, 생명, 청정, 동심, 순수 등의 이미지가 순서없이 그대로 와 닿더군요.
비로소 내던진 학장자리와 예술적 성취가 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삶과 예술이 하나되는 한 인간을 만나는 자리이기도 했고 숭고함과 진정성이란 바로 버림을 통해서 이룩된다는 사실도 알게 했습니다.
    
조진석 선생님.
소개해 올린 최순우 선생의 글을 보니 더욱 수화 김환기의 세계가 넓고 멋있음을 실감합니다.
동양미가 새롭게 와닿는군요.
김환기와 같이 멋진 분들이 많이 나와서 우리의 예술세계를 더욱 풍부히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좋은 글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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