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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봉숙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어디다가 손을 내밀어야 할지, 언제쯤 눈을 맞추어야 할지, 강릉에서의 넓은 모자 차양 밑의 귀에다가 속삭일 말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아득하기만 했는데 오늘에서야 비로소 실마리를 찾았네요.
신동엽 시인입니다.
신영복 선생님께서 쓰신 <창살 너머 하늘>에 실린 시는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와 <진달래 산천>입니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에서 정신이 번쩍 드셨다하니 정말 다행스럽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행스럽다함은 민족의식의 발로에서 시작된 것이구요 고맙다함은 저역시 시정신은 신동엽 시인에게서 찾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서로간의 부합된 일면에 기인한다 하겠습니다.
그러면 <진달래 산천>에서는 어떤 마음이 드셨는지요?
만일 앞의 시(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와 같은 큰 울림이 있었다면 저의 권유가 필요치 않구요, 만일 그렇지 않다면 다음의 책을 꼭 읽어보십시오.
조정래 선생의 <태백산맥>과 이태 선생의 <남부군>입니다.
여기 더불어숲의 왠만한 식구들은 모두 다 읽었을 소설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시면 <진달래 산천>의 의미가 고스란히 전달되지요.
그 때 저하고 함께 말씀 나누면 좋겠어요.
부여 금강가에 서있는 신동엽 시비에는 이런 시가 써있습니다.
<진달래 산천>과도 통한다고 볼 수 있는 시지요.


                            산에 언덕에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이.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또 이런 시도 있지요.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
    자다가 재미난 꿈을 꾸었지.

    나비를 타고
    하늘을 날아가다가
    발 아래 아시아의 반도
    삼면에 흰 물거품 철썩이는
    아름다운 반도를 보았지.

    그 반도의 허리, 개성에서
    금강산 이르는 중심부엔 폭 십리의
    완충지대, 이른바 북쪽 권력도
    남쪽 권력도 아니 미친다는
    평화로운 논밭.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
    자다가 참
    재미난 꿈을 꾸었어.

    그 중립지대가
    요술을 부리데.
    너구리새끼 사람새끼 곰새끼 노루새끼들
    발가벗고 뛰어노는 폭 십리의 중립지대가
    점점 팽창되는데,
    그 평화지대 양쪽에서
    총부리 마주 겨누고 있던
    탱크들이 일백팔십도 뒤로 돌데,

    하더니, 눈 깜박할 사이
    물방게처럼
    한떼는 서귀포 밖
    한떼는 두만강 밖
    거기서 제각기 바깥 하늘 향해
    총칼들 내던져 버리데.

    꽃피는 반도는
    남에서 북쪽 끝까지
    완충지대,
    그 모오든 쇠붙이는 말끔이 씻겨가고
    사랑 뜨는 반도,
    황금이삭 타작하는 순이네 마을 돌이네 마을마다
    높이높이 중립의 분수는 나부끼데.

    술을 많이 마시고 잔
    어젯밤은 자면서 허망하게 우스운 꿈만 꾸었지.



문봉숙 선생님.
어때요?
좋지요?
    
그리고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
음, 지난 강릉 열린모임에서도 뵈었던 조진석 선생님이 저에게 준 책 중에 영문으로된 책이 있어요.
교육관련 책인데 제가 워낙 영어를 못해서 읽어볼 엄두를 못내요.
해서 문봉숙 선생님께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190여쪽에 달하는 많은 분량이에요.
시간되실 때 틈틈이 번역해 주시면 고맙겠는데...
사례는 제가 내년 봄 경주에 가서 하면 어떻겠는지요.
2007학년도 1학기에 경주 동국대 철학과(3학년)로 편입할 예정입니다.
경주 감포.
바다가 '짙푸르다'는 것을 알려준 곳.
문봉숙 선생님과 아이들 그리고 감포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면에 너무 번다한 말들이 많아 누가 되지 않았나 모르겠어요.
널리 혜량하여 주시고 하루하루 항상 좋은 날들로 채워지길 기원합니다.

                     2006년 8월 23일 새벽에
                        강릉에서 해 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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