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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리 되었던 지 어젯밤에 잠들기 전에 마음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잠드는 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일, 헤매이지 말고 고요함 가운데 들어가기를...'

새벽녘 잠결에 병터지는 듯한 소리와 제정신이 아닌 듯한 남자의 고래 고래 떠드는 소리...
'저 주정꾼도 지나가겠지...'하며 일어나 볼 생각을 않았습니다. 내가 나가서 참견할 성질이 아니라고 미리 단념해 온 습 때문이지요.

의식이 또렷해질수록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어 베란다 문 밖을 내다 보았습니다.
앗!
우리집에서 길 하나 건넌 곳에 커다란 불길이 건물을 태우며 치솟고 있습니다.
어둠 속에 사람들이 몇몇 보이고 119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이 정신이 없어 아직 신고하지 않은 것 아냐?"
"벌써 했겠지."
남편과 긴박한  대화를 나누며 119에 전화를 하니 가고 있다고 합니다.
새벽 네 시 자다가 일어나 가까이서 건물이 타는 것을 보니 무섭습니다.

119가 와서 불길을 잡고
아침에는 중장비가 와서 우당탕 하더니 건물은 잔해가 되어  트럭에 실려 가고
그곳은 이제 텅 비었습니다. 엄정한 색즉시공입니다.

매일 외는 '색즉시공'이건만 비정하리 만큼 엄정함을 봅니다.
공즉시색이지만 그 색은 예전의 색일 수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가치들, 생활에서 마음쓰는 일들...
이 몸둥이로 삶을 산다고 하는 자체가 넌센스로 다가옵니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고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없고 설령 이룬다 해도 영원할 수 없는
이미 고통으로 가득한 삶에다 우리가 새로운 고통을 더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이렇게 고통으로 가득한 삶에서는 그나마 "자비"만이 행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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