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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성 소나기가 올거라는 기상 예보에 마음을 졸이며 출근을 하였습니다. 솔직히 같은 동네에 사시는 선생님을 오늘 모실까 하다가 더 많은 사람으로 오히려 번잡스러움을 더해드리지는 않을까 저어하면서.

  사람 좋아하시고 따뜻한 성품 이시기에 철없이 늦은 방문에도 저녁식사를 챙겨보내야하는 당신께서 퇴임식에 오시는 분들께 식사 대접은 하시고 싶고, 허나 조용하고 깔끔하시기에 당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퇴임식이 자꾸 커져감에 불편하셔서 그저 속앓이를 하시며 긍긍긍....

번잡한 음식 대신 간단한 다과로, 여름밤의 무더위와 시원함이 교차되는 밤이 더욱 진실하다고 난 넉두리를 하면서 이번 퇴임식에 유일하게 당신의 뜻을 반영하시라고 - 낮 3시도 아니고 저녁 7시도 아니고 밤 8시로- 말씀드렸건만 왜 하필 소나기가?

병원 창문으로 비구름 머금은 하늘을 시간 간격으로 보고 있는데 강동구에 살고 있는 지점장 대기발령 중이라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선배로부터 문자 메세지- 지금 비 쏟아지거든`누워서 빗소리 듣는 것도 편한 기분이네_ 놀라 시계를 보니 오후 5시 33분.  선배 난 안 편하거든   걱정하며 온수역으로 전철을 타고 갔습니다.

성공회대 마당에는 아직 비는 오지 않건만 , 양재역에서 근무하는 남편이 주차가 복잡할 거라고 집에다 차를 두느라 목동에 도착한 7시에 소나기가 마구 쏟아진다는  철렁한 소식 에 _강동구 양천구 그 다음 그럼 ...?

비가  내리면 내가 우산이 아니라 (선생님은 함께 비를 맞으라 하셨지만.....?)  천막이라도 될거야  하며 더불어숲 나무님들과 같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사실 자리가 너무 모자라 자리에 앉기조차도 미안하였지만.

퇴임식 헌정의 분위기는   장사익의 노래로 최고 절정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선생님  다 가지세요~

선생님의 크신 가르침을 저마다의 모습으로 담아내며 충분히 행복해 하는 여기 모인 우리의 사랑이  그렇게 가수의 피끓는 목소리로 대신하고 있을 때 심장이  흔들리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바로 그  순간
빗방울이 하나 둘 셋....

가슴 졸였던 게릴라성 소나기가 아닌
내 눈물을 가려줄 수 있는 정도의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연신 손수건은 눈가로 가고 있고....

그러나 비가 많이 내리면 먼길 마다하지 않은신 손님들께 우리 선생님은 너무 미안해 하심을 아시는지 잠시의 차분한 비로 가름하는 하느님도 분명 선생님을 우리 만큼이나 사랑하나 봅니다.

선생님 !
저마다의 처지에서 가르침을 받아 자리하고 있겠지만,전 당신으로 인해 따뜻한 희망에 행복하기도 하였지만 닿을 수없는 큰 가르침에 스스로의 실망에 힘들어하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능력밖의 욕심에 겨워 절망하면서도 늘 산처럼 계시는 선생님을 먼지보다도 작게나마 닮고 싶었습니다. 때로는 선생님을 닮아내는 더불어숲 나무님들을 통해 과외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였습니다.

경쟁은 성적 줄세우기가 아니라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 하는 거라는 당신의 가르침은 지난 20여년의 교사 생활의 중요한 깨우침이었고, 직원들에게서 제 모습을 찾아보려는 지금의 이 사업 자세도 선생님이 주신 실천강령이 아니던가요.

선생님을 가까이 뵌 지 10여 년
거듭의 가르침에 희망하고 절망하면서 전 이렇게  천천한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그 배움에 더불어숲 나무님들이 계시기에 더욱 든든하기도 하구요.

선생님!
부디 건강하시길 비옵니다
갇히신   긴 세월의 불편했던 섭식이
노후의 건강을 또 다시 갇아두지는 않을까 늘 염려합니다

잠시
편한 시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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