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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십니까? 신복희 선배님. 아직 대구에 계시는지요?

저도 입사한지가 엊그제 갔았던 직장에서 벌써 5년차의 시간을 보내면서 작년부터 '대리'라는 직함도 달고 정신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그리고 여전히 미혼입니다~^^)

간만에 글을 올려 주셨는데, 아무래도 선배님 보시기에 아래 블랙 타이거님의 글이 선배님 느끼시기에는 좀 받아 들이기 힘든 수준의 '비방'으로 여겨지신것이 아닌가 싶군요.

사실 저도 마찬가지고 이곳의 대다수 나무님들도 공유하는 내용일테지만 모두들 이 블랙 타이거님의 글이 논리적인 허약함이나 사실관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쓰여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글을 바로 지워 버리는 것과 그 글이 어디가 잘못 되어 있는가를 서로 공유하며 넘어가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고 저는 여겨 집니다.

그냥 조용하고 고고한 상태로 이 홈페이지를 놔두고, 잡티하나 없이 따듯한 공간으로만 가꾸는  것도 그 나름대로 의미있는 일일수 있겠으나, 이런저런 돌팔매질이 왔다갔다 하는 생동감 있는 모습도 요즘 숲에 특히나 필요한 모습이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

정말 요새 숲의 모습이 많이 바뀐것이 사실 입니다. 선배님도 알고 계시겠지만 97년 이후 만들어졌던 초기 홈페이지에서 우리 정말 얼마나 많은 얘기들을 나누었습니까?

시시콜콜한 농담부터 O양 비디오에 대한 철학적인 논쟁까지... 참 즐겁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어느날부터 그런 움직임이 다 없어 졌습니다. 다들 너무 조심하고 너무 방어적으로, 심지어 숲의 어떤 분들은 로그인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도 모르는 아이디로 접속해서 자신이 정말 하고싶은 얘기를 몰래 하고 나가기도 했습니다

당장 저만해도 얼마전에 관람했던 세계 최고의 스래쉬메탈 밴드, '메탈리카'의 공연에 대한 느낌을 이곳에서 록음악 좋아하시는 몇몇 나무님들과 나누고 싶어서 입이(손이?) 근질근질 했었습니다. 내생애 보았던 최고의 라이브 공연이었지만 왠지 숲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듯 하다는 '자기검열'^^로 그냥 포기해 버렸지요.

선생님 퇴임식 공연만 좋은것 아니었습니다. 메탈리카 공연도 거의 패닉이었고 환상이었습니다.

근대 그런얘기 잘 못하겠습니다. 지금 이곳 더불어숲 홈페이지에서는 말입니다...

이건 정상이 아니지 않습니까?

술마시며 하는 얘기를, 그것이 음담패설이고 수준 이하의 욕지기가 아니라면 이 숲속의 소리에서 나누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그리고 열린 사고를 하는 숲의 사람들이 단지 이 공간에 오래 존재 해왔다는 이유로, 우리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논리는 허약(?) 하지만 나름대로 자기가 믿는바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의 글을(그것이 진심이건 자기현시의 유치한 욕구가 되었건...) 바로 삭제할수 있는 자격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전 그것도 일종의 폭력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이해하면 되지 않습니까? 그사람의 논리에서 이러저러한 부분이 잘못 되었다고 서로 논의를 통해 사실관계를 이해하면 되지 않습니까?

솔직히 우리야 전후 관계를 알고 있으니 받아들일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냥 선생님을 진보주의 진영의 정신적 스승으로 생각하던 어떤 충실한 진보주의자가 전후관계 다 자르고 선생님이 대선때 노무현을 선택한 상황, 그리고 선생님 퇴임식 축하 자리에 갑자기 등장한 이학수의 모습을 보면서 '헉'하는 심정을 가질수도 있는것 아닙니까? 그 마음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대선 하루전날의 코미디, 그리고 그것을 조장했을 한국 보수주의와 그 마지막 뿌리가 닿아있는 미국에 대한 선생님의 인식... 오히려 저는 요즘 한국 주위의 수많은 소용돌이 상황들을 보면서 선생님의 당시 '차선책' 선택의 절박함을 절절히 이해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런 전후관계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사실 그것은 이러이러한 것이었다.'라고 얘기하고 이해 시키는(혹은 이해도 당하는) 행위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행동 아니겠습니까?

물론 저는 이번 게시판 논쟁을 보면서 제 지적인 허영심을 어느정도 충족한것, 그리고 그러한 충족감을 어느정도 즐거워 했다는것 솔직하게 인정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마음을 부끄러워 하거나 나아가서 선생님께 머리숙여 사죄해야 한다고는 당최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혹여 나이 많으신 어른에 대해 행해진 비판의 글을 통해 지적인 즐거움을 느낀것에 대해 뭐라고 하신다면 저도 유교적인 문화속에 살고있는 조선사람이기 때문에 '결례를 범했다'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 '인정'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좋은 가르침을 주시는 어른이기도 하시지만 매우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생각을 정리하고 계신 '사상가'이시기도 하다고 생각하는 저는, 그 이해하기 힘든 선생님 생각의 일면들을 이런저런 사고의 갑론을박 속에서, 여러 사람들과, 열린 공간에서 '즐겁게' 정리하는 것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원배 선배님이 말씀 하셨듯이 이 블랙 타이거님의 글처럼 이곳 숲의 게시판에 오르지도 못할만큼 함량 미달의 것이 아니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전 인간은 신성(神性)과 수성(獸性)을 함께 내재한 존재라고 여깁니다. 둘중에 하나만 빠져도 그건 절대 인간이 될수 없다고 생각 합니다.

더불어 숲에 신성(神性)만 있어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낮은곳에 있는, 힘든곳에 있는 사람의 모습을 우아하고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만 하는식의 글들도 결국 신성(神性)만의 느낌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저는 생각 합니다.(선생님의 글들을 말씀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곳에 올라오는 '우리들'의 '이야기들'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싸움도 하고 그릇도 좀 깨고... 딴지일보나 디씨 인사이드의 박근혜 패러디 사진도 가끔 올라오고... 그래야 더 유쾌하고 사람 사는곳 같은 느낌이 더해지는것 아닐까요?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20대 초반부터 이곳 사람들을 만나오고, 그때의 소박하고 유쾌했던 숲게시판 분위기를 '기억'하던, 어쩌면 유치할수도 있는 평소 저의 바램의 감정이 마구 연결되면서 왠지 논지를 벗어나는 글을 통해 연배 높으신 선배님께 급기야는 결례를 범해버리고 만듯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랜만에 드리는 인사가 이런식의 글이 되었다는 것이 심히 죄송 스럽습니다. 하지만 마치 어제 만난분의 글을 오늘 뵌듯한 친숙함의 느낌이 훨씬 강하기에 이런말씀도 드릴수 있었다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죄송하고 부끄럽다는 말씀 전해 드리며, 가까운 모임때 꼭 뵐수 있기를 부탁 드립니다.

-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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