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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 얼굴 뵌지 여러해가 지나는 동안 따뜻한 편지 한줄 드리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 늘 안부만을 궁금해 하며 정성없이 살아온 날들이 눈물겹습니다.

결혼식 때 축복의 노래를 불러주던 정겨운 벗들의 음성을 가슴에 간직한 채 늘 마음의 빚을 무겁게 안고 지내면서도 선뜻 보고싶다 말하지 못하고 숲에도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며 두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위안 삼아 하루하루 나이테만 쌓아가고 있는 것이 이즈음의 제 모습입니다.

새끼를 낳아 기르면서 아이들과 함께 저도 덩달아 마음이 순해지고 영혼의 키가 자라는 모양입니다.

세상사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불혹을 넘겨서일까? 아니면 그저 한없이 작아지고 싶은 깃털의 꿈을 꾸기 시작한 때문일까? 요즘은 이상스럽게 어울리지 않는 너그러움을 배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조금 부끄러운 것은 너그러워지는 꼭 그만큼 눈물도 많아지고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는 자신을 자주 만나곤 하는 것이 무척 곤혹스럽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그리운 사람들과 희로애락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을 키우지 못한 까닭인가 봅니다.

누님! 지난 봄에 한번 뵈러 간다는 약속도 결국은 지키지 못하고 두번 계절이 바뀌었네요.

그간 무고하신지 안부를 묻는 것조차 송구스럽고 면목이 없을 따름입니다.

훤칠하게 잘생긴 아드님은 군대를 마치고 제대했겠지요? 몇 년 전에 영국으로 유학 간다는 소식을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아직 공부중인지 역시 궁금하네요.

가끔씩 누님 올리신 글에서 시골아낙의 삶을 풋풋하게 전해주시는 풍경을 읽을 수 있었는데 생활의 변화가 가져다준 누님의 새로운 일상은 어떠신지 또한 궁금하구요

너무 오랜만에 드리는 안부 편지라서 마음 만큼 드리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할 수 없음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지만 마음은 천리를 달린다고 하던가요? 다섯 해 동안 차곡차곡 쌓아둔 이야기들은 다시 뵙게 되는 날 오롯이 나눌 수 있으리라 믿으며 오늘은 밀린 숙제하는 마음으로 송구스러움을 대신하려 합니다.

내일..아기 들이 일어나면 이야기 해주렵니다. 아빠가 뵙고 싶어하던 좋은 분을 숲에서 다시 뵙게 되었다고.. 그러면 아마 저희 딸아이는 아빠가 잠숲에 다녀왔다고 믿을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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