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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순해지며 정신이 서늘해지는 가을입니다.
문 밖에 찾아온 가을을 마음자리에 가지런히 들여놓기도 전에 무성한 이야기들이 일상의 무심함을 흔들어 깨우고 지나갑니다.

하여, 저마다 서있는 자리가 다르고 바라보는 시선도 그리고 눈높이도 모두 같을 수는 없기에 누가 옳고 그르며 어떤 관점이 좋고 나쁘다 이를 수는 없겠지요.

다만 지난 한주 동안 숲속에서 오가는 여러 층위의 논쟁들을 지켜보며 가슴에 담아두었던 몇 겹의 생각과 염려를 당신과 나누고 싶습니다.

우선, "블랙타이거"님의 전혀 이성적이지 못한 인신공격(제가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올바른 비판은 논리와 맥락이 온전하게 설 수 있어야 하며 비판을 통하여 무엇을 추구하고자 하는지 그것이 소통의 기본을 잃지 않으며 전개될 때, 비로소 "비판"으로서 제대로 공명할 수 있다는 생각에 따른 것입니다.)으로 시작된 논쟁들이 지나치게 사변적인 논쟁으로 확대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어느 나무님의 얘기처럼 오랜만에 숲에서 뜨겁고 의미있는 논쟁을 보게 되어 느슨한 생각의 매듭을 풀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는 점도 소중한 것일테지요.

그러나 제가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된 것은 각각의 논의가 품고있는 주제나 상술하고 있는 각각의 사안들이 아니라 그것들을 다루는(논의하는) 패턴과 호흡에 관한 것입니다.

가령 과학적 사회주의를 전가의 보도처럼 들먹이며 신영복선생을 재단하는 기계적 언술이나 맑스주의의 폐막 또는 종말을 무대에 올려 신영복선생님의 이념적 지향을 지도 그리듯이 선을 긋고싶어 하는 욕망이 노정되는 것, 그리고 근대적 사유의 한계와 맑스주의의 그것을 동일한 전제 위에서 곧바로 등치시키는 등의 속단과 논리의 합성들...

이와같이 무수한 용어들의 남용 내지 맥락을 고려치 않은 주제의 확장이나 비약은 차분한 비판과 토론으로 수렴되기 어려워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겠지요?  "개념이 결여되면 그 자리에 말이 들어서는 법이다"라는 경구가 귓전에 남아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신영복선생님을 두고 진행되는 맑스주의 논쟁은 이 가을 텅빈 충만을 욕심내던 저에게 적지않은 고뇌와 숙고를 요구합니다.

특히 맑스의 텍스트와 생을 바쳐 일궈낸 그의 노작들에 대한 무지와 편견 그리고 심각한 오독, 심지어 아전인수(블랙타이거의 글은 거의 대부분 이에 해당합니다)에 젖어있는 언술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차라리 깊은 슬픔이 밀려왔습니다.

제 슬픔의 뿌리는 무슨무슨 주의에 닿아있지 않습니다. 저는 맑스주의든 사회주의든 무슨 할아버지주의든 간에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갖고 다양한 시각으로 사태를 보되 엄연한 사실에 눈 감지 않고 이면과 행간의 진실을 찾아내려는 성실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이를테면 은유적 독법이라 할 수 있겠지요)

맑스와 맑스주의, 그리고 사회주의에 관한 몇가지 치명적인 오해와 편견에 대하여 하나하나 조목조목 짚어나가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이 주제들이 너무 방대하며 또한 개인의 역량으로서 이 모든 주제를 섭렵하고 통찰하여 명징하게 드러낸다는 것도 가능한 일이 아니기에 소박하게 제가 헤아리고 있는 몇갈래의 줄기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맑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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