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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지난번 대학강단에서의 마지막 '함께읽기'강의를 들었던 위국명입니다.
제 이름을 벌써 잊지는 않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공개적인 마지막 강의 말고
저희끼리 가졌던 마지막 수업에서
1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선생님이 준비해오신
사탕을 돌려가며 대화를 했었는데 기억하시나요~?

사실 1학기의 처음부터 여러 학생들이 선생님의 책을 가지고 와서
싸인을 받아가는 모습을 봤었죠~

그 마지막 수업 때에도 거의 모든 학생들이 싸인을 받아갔었는데
저는 그냥 옆에서 서 있기만 했었습니다~
사실 선생님의 책을 그 날 가지고 가지 않기도 했었지만

저는 아직까지도 저자의 친필사인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저자의 친필사인으로 인해서 그 책 자체가 자신에게
약간의 더 큰 의미가 되고...그래서 더 깊이있게 보게 된다거나
나이가 들어 귀한 책을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요
혹여나 저자의 친필사인이 들어간 1판1쇄 세계명작이라면
자손에게 약간의 금전적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한데... ^^

사인을 받는 다른 분들의 행위에 대한 비난이나 발언이라기 보다는
저 스스로 '사인'의 의미에 대한 성찰을 이 글을 통해 다시 해보는 것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


아... 선생님
그리 많이 늦은 것은 아니란 걸 저도 잘 알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보다 약간 늦은 20대 중후반의 대학 늦깍이는
06학번이 되어서 고작 1학기를 다니고서는
2학기에 휴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입시를 준비해서 들어온 학교였지만
또다른 진로의 모색을 앞두고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
휴학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변에서 남들은 미쳤다고도 하지만

여전히 더 높이 날아서 더 멀리 보고자 하며
동시에 더 낮게 날아서 더 자세히 보고자 하는
욕심쟁이의 욕심은 끝이 없나 봅니다.

제 비행의 적절한 고도를 찾아 또 한번의 도전을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마 진로에 대한 고민에 확신이 서게 된다면
내년즈음에는 학교를 자퇴하고 다른 공부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선생님께서는 잘 이해하기 힘드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선교사'의 길을 선택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


한 학기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참 저랑은 가치관이 다른 분이라는 것을 느꼈었지만
그 와중에도 참 좋은 깨달음과 삶의 방법들을 배우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더 넓게, 그리고 더 정확하게 세상을 보기 위해
성공회대학교를 선택한 것을
선생님의 강의를 통해서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선생님
저는 당분간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돈의 여유가 있었다면 저도 이번에는 해외에 가보고 싶었건만
(과거에도 전국일주를 한 적이 있었답니다~)

역시나 수중에 있는 13만원의 돈으로 2-3달의 여행일정을 소화하기에는
국내여행 밖에 방법이 없겠군요~
(나머지 비용은 다 현지조달 해야겠죠~? ^^)

월요일....경남 진주로 향해서 유년시절을 돌아보며
이번에는 경상도와 전라도, 제주도 등지의 남부지역을 주로 다녀보려고 합니다.

선생님 만큼 안목이 뛰어나지는 않은지라
역사에 대한 많은 성찰들을 할 수는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저 스스로 생각하는
신(하나님)과 나와의 관계 속에서
많은 답들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여행을 다녀와서는 짧게는 6개월에서 2년정도 일할 직장을 구하려고 합니다.


아..........
책에 선생님의 싸인을 받지 않았던 결정적 이유는 이것입니다.
귀한 선생님의 가르침들을 책에 남겨진 글씨로 기억하고 새기기 보다는
가슴 속에 받아적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알려주신 많은 삶의 이야기들...
가슴에 그 가르침들을 싸인으로 받아 새기고 살기를 더 원했기 때문입니다.

문자로 새겨져 눈으로 인식하고 '머리'로 사고해서
가장 긴 여행(the longest journey)을 거쳐서
한참 후에야 '가슴'으로 올 가르침들이라면
저는 애시당초 '가슴'에 깊이 새기겠습니다.

물론 '머리'를 거치지 않고 '가슴'에 곧장 새겨진 것들이
충분히 뿌리 깊지 못 하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지만
그 동안의 삶의 여정들을 바라볼 때에
보통 사람들 이상의 깊이를 가진 뿌리를 내린 '나무'가 될 자신을 있다고
믿고 있는 아주 교만한 학생이랍니다...

이왕 그럴 것이면
아예 '발'에 새겨서 또 하나의 가장 긴 여행(the other longest journey) 마저
따라 잡고 싶지만
그럴만한 그릇이 되지 못한 제 자신을 이 선에서 직시했습니다~ ^^

선생님...
아마도 성공회대학교 캠퍼스에서 뵙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세상 어딘가에서 여러 나무들과 더불어
숲을 이루며 살아갈 니무인 저를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

그럼 건강하십시오~~~





PS : 그런데 여기 사이트의  많은 글들은 읽기가 참 어렵습니다~ ^^
노동자 지식인으로 자라나서 '노동을 아는 지식인'의 글을 썼다기 보다는
노동을 알지 못하는 지식만 넘치는 지식의 글들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비록 어린 나이이지만 중학교 때 부터 신문배달 해가며...학창시절을 보냈었고
고교를 졸업 후 수년간 막노동, 공장일등을 하며 땀을 흘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땀'이라는 것을 육체적, 화학적 '땀'으로만 한정시키며 말하고 싶진 않지만
육체의 곤함에서 오는 '땀'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땀'을 흘릴 줄 모르면서 '말'로써 '땀'을 논하는
연대주의자들의 생각들을 보면 머리가 잘 아프고 마음에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연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고 '마음'으로 하는 것인데...

그래서 저에게는 사실 좀 어려운 사이트였답니다~ ^^
여러분들.... 좀 쉽게 글을 써주시면 안될까요~? ^^

20대의 젊은이의 글일 뿐이니 그냥 웃으면서 바라봐 주십시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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