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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보
제가 늘보를 안지는 얼마 되지 않아요. 출가하고 나서 이듬해 가을이거나 그 이듬해 겨울이었으니 1999년이나 2000년이었겠네요.
그 때 오대산 상원사에서 원주(院主-절에서 침식 관계를 돌보는 일) 소임을 잠깐 본 적이 있으므로 저녁때면 종무소(사무실)에서 TV를 시청할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때까지도 장수 프로인 <동물의 왕국>을 방영하고 있었지요.
그곳에서 처음 늘보를 보았습니다.

늘보
참 느렸습니다.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정글 아마존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는지 의아했습니다.
나무 위에서 나뭇잎을 먹고 사는 늘보는 땅에 내려오는 경우가 세번이라고 하더군요.
배설할 때, 한 나무에서 나뭇잎을 다 따먹고는 다른 나무로 옮길 때 그리고 새끼를 낳고 키울 때라고 해요.
이때가 가장 늘보에게 위험하다고도 합니다.

늘보
제가 이곳 부산 청년암에 온 지가 이제 한 달 가까이 됩니다.
천성이 어줍잖고 느려서 아직도 적응하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늘보 생각이 나요.
아, 그 때의 늘보.
일을 마치고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늘보를 지나가던 표범이 발견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표범이 몸의 탄력을 이용하여 냅다 나무를 올라 타더군요.
그러다가 미끄러지고.
다시 시도.
그러다가 미끄러지고.
이러기를 수차례 반복하다가 결국 한마리의 늘보는 표범에게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날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늘보였습니다.
두번째 모습에서는 안전한 나무 위에 올라선 늘보를 표범이 밑에서 쳐다보는 모습이었습니다.
여유롭게 나뭇잎을 따먹는 모습이었지요.

늘보
늘보와 함께 바다거북이도 사정은 비슷하지요.
새끼를 낳기 위해서는 뭍으로 올라와 알을 낳아야 하는데 이 때가 거북이에게 가장 위험하다고 합니다.
포식자들이 해변을 어슬렁거리다 이런 바다거북을 만나면 가만두지 않지요.
또 때가 되어 알에서 깬 새끼거북이 바다로 다다르는 여정도 위험천만입니다.
바다새들과 육식동물들로부터 먹이대상이 되기 때문이지요.
  이런 때 화두가 생겨납니다.

"바다새에게 먹힐 새끼거북을 발견한 너는 그것을 바다에 넣어주겠느냐, 아니면 그냥 내버려두겠느냐."

  "땅 위에 괭이와 삽이 놓여져 있다면 너는 그것을 이용하여 밭으로 일구겠느냐, 아니면 그냥 두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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