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출렁거린다

by 조원배 posted Sep 2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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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나 사귀었는디 채였던건,
  자네 싹수가 노래서 그집안에서 반대한거여...
  그냥 앞이나 보고 천천히...브레끼 잡고....
  남 너무 신경쓰지 말고 앞이나 보랑께...”라고  
  단칼에 자른 운전연수 기사분들의 말도 일리가 없지는 않겠지만,
  재호님의 생각보다 더 민중적이고, 더 나은 생각이라고
  저는 생각지 않습니다.
  (더 통속적이고 더 현실적인 말이
   더 민중적이고 더 나은 생각은 아니니까요.)

스스로의 모습에서 위선을 느끼는 것,
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살면서 아파하고, 절망하고, 실망하고, 분노하고, 괴로워하는 것,
그렇게 살아가면서 진통할 수 있다는 건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그만큼 더 건강하다는 뜻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의 티끌도 위선도 없이 사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불안하게 출렁거리고,
위태롭게 흔들리면서도
끝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그 불편함들이
어쩌면 우리를, 우리 사회를 구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면서
재호님께 시 한편 띄웁니다.

    *      *      *  


냇물이 흐르듯이
강물져 흐르듯이
시간도 우리들 생애도
흐른다 하지만
흘러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대여, 따라 흐르지 말고
거슬러 흘러라
시간이 아득히 역류하여
제 고향 찾아 다다른 곳
저 바다처럼 아득한 곳

그대여, 이제 이곳에 와서 살아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슬픔도
미지에 대한 공포도
이제는 잊어버려라
우리들 생애가 다만
출렁거린다

살았느냐
죽었느냐
사랑하느냐
다만
출렁거린다


- 백무산, <출렁거린다> -



2006. 9. 25     '모든 것 그리고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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