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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생각합니다. 참고로 전 인문학관련 전공을 하지도 않았고, 스스로도 공부를 제대로 한적이 없기 때문에 저의 ‘인문학’에 대한 평가가 전적으로 ‘옳다’라고 주장할 수는 없을 듯 합니다.


토양을 바꾸어야 합니다.
일부 3세대 4세대 인문학도들이 보여주었던 기회주의적 편향이나, 그러한 편향을 모르쇠로 일관했던 또다른 인문학도들에게 어떠한 면죄부도 주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인문학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었던 토양의 문제가 가장 먼저 지적되어야 합니다.

‘위기 선언’까지는 아니지만, 얼마전 학생들의 공대 기피현상을 걱정하는 공대교수와 공학관련 전문가들의 글이 신문을 꽤나 오래 장식했던 적이 있습니다.

소위 ‘Brick' 산업이 ’Click' 산업으로 전환되면서, IT 관련학과의 기세등등함에 상대적으로 3D현상을 보였던 응용과학부분(건설, 기계, 토목 등)의 ‘공대 기피현상’이라는 거친 어리광과 ‘인문학’의 위기를 주장하는 이들을 동일한 천칭에서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가까운 일본과의 비교에서도 우리는 늘 ‘기술이 몇 년 뒤졌다’는 식으로만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인문학 수준에서. 개별 인문학자의 수준이 아니라, 그 토양이라는 관점에서 어찌보면 우리는 일본 그림자도 밟을 수 없을 만큼 뒤떨어져 있습니다


근대화 이후 지금까지 남한내에서 학문의 발전은 응용과학부문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대학이 크려면, 공대를 세워야 한다는 말은 상식이고, 기술인력과 동시에 기능인력을 키우기 위해 만든 수많은 공고와 전문대학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가 가출했다 집으로 돌아온 철없는 셋째 취급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고, 그 대척점에서 어느 교수의 말에 의하면 ‘네번째 첩이 낳은 서자’ 취급을 받았던 것이 인문학이었습니다.


‘상품’이라는 말에 상당이 눈을 흘기시는 타입이신거 같은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경제학적, 사회과학적 가치를 따로 논할 필요는 없겠지요. 노동력과 사용가치를 논하자는 말도 아닙니다. ‘상품’은 ‘~주의’와는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주의’와 ‘상품’ 연계되는 경우는 ‘상품’의 존재양식에서 달라집니다. ‘자본주의’에서 ‘상품’이 문제되는 것은 ‘소외’의 형식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사용가치를 위해 노동력의 일부를 부여한 노동자들이 그 상품으로부터 ‘소외’되기 때문입니다.


동네 구멍가게가 사라지는 이유와 까르푸가 철수하고, 이마트가 월마트를 인수하는 이유를 등가 비교할 수는 있지만(물론 다른 점도 있긴 하지요.) 대학가 근처의 사회과학 서점이 사라진 이유와 종로서적이 문을 닫은 이유는 저는 다르게 봅니다. 좌파 상업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인문학과 사회과학 서적을 쏟아내던 시절이 지나면서 몰락하기 시작한 소규모 사회과학 서점의 운명은 어느 정도 남한의 인문학 사정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봅니다.


사회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기술의 발전이 보여준 희극적 에피소드의 한 예가 황우석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기술은 점점 인간화를 지향해가고 있는데, 인문학의 상실은 곧 인간성의 상실이 되고 맙니다. 이른바 ‘uncanny valley’ 현상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이 거의 모든 기술분야에서 동원되고 있는 시점에서 인간이 인간성을 상실하는 현상은 또다른 ‘uncanny valley'에 빠진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씁쓸하게도 uncanny valley의 가장 깊은 곳은 ’zombie'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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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개인적 취향)
사실 토양의 문제는 개인적으로 ‘음악’ 부분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1979년 발매된 ‘Casiopea’ 라는 일본 Fusion Accid Jazz 그룹의 첫 번째 앨범과 그보다 1년 앞서 발매된 ‘사랑과 평화’의 첫 번째 앨범은 둘 다 뛰어난 앨범이지만, 저는 ‘사랑과 평화’쪽에 조금 점수를 더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후 ‘사랑과 평화’의 기타리스트 ‘최이철’과 카시오페아의 기타리스트 ‘Issei Noro’는 너무나도 다른 음악생활을 하게됩니다. 토양이 x같아서, x같은 음악만 설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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