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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숲 나무님과 슬픔을 나누며

할아버지께서 살며시 돌아가셨습니다.
목이 메이는 슬픔이란걸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끊어지려는 세상의 끈을,
더 오래
함께있고 싶은 나만의 욕심으로 꼭 부여잡고
편안한 세상으로 가시게 놓아드리지 못했던 제자신의 짧은 생각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이렇게 가시며,
이렇게 좋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시며 가실 것을
나만의 사랑으로 꼭 부여잡고 있었나 봅니다.
할아버지는 불사조라 죽음의 문턱에서 또 다시 기적이 있을 것이라 믿었던 미약한 인간의 바램은 자연의 섭리 앞에서 한낱 철없는 바램이자 믿음이었습니다.
할아버지를 옆에서 간병한 1년이 넘는 동안 무한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할아버지가 바라는 건 무엇이든 다 해드리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점했을 따름입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은셔야 하는 분을
너무나 작은 그릇 안에 담고 있었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심정이 슬픔을 더합니다.

여럿이 함께하셔야할 그분을 위하여, 그분의 마지막을 그분과 함께했던 불초한 손자가 더불어 숲 나무님께 감사의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이 세상에 나무가 존재하는한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며......
살며시 가실 때도 가무른 마른 땅에 조용한 단비를 뿌리고 가신 그분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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