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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좀 다녀와서 이제야 접한 노촌 이구영 선생님의 별세 소식... 꼭 다시
한번 또 뵙고 싶다고 다짐했었는데... 아쉬움과 슬픔이 밀려오는 가운데
떠오르는 선생님과의 참 소중한 만남, 그 만남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얼마나 큰 사랑이었는지 새롭게 깨달아집니다.

그러니까 지난 6월24일 강릉 '더불어 숲' 열린모임 때였습니다.  선생님은
휠체어에 몸을 담고 손자와 사위되시는 분과 함께 '더불어 숲'으로, 서울에서
강릉까지, 그 먼 길을, 정말 힘든 발걸음을 하시어 우리를 찾아 오셨습니다.
"(건강이) 많이 안좋으셔서 힘들다고 했는데도 자꾸 가자고 하셔서 이렇게 모시고
왔습니다" 사위되시는 분의 설명과 함께 심히 약하고 연하신 모습으로, 창백하신
얼굴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숲'을 찾아오신 이구영 선생님!  말없이 잔잔한 미소
띠우시고 우리 앞에 나타나신 곳은 바로 다름아닌 허난설헌의 생가 정원이었지요!

우이선생님의 글 속에서 만났던 그 분, "사전 290쪽에 바늘을 숨겨두셨던" 그 분,
봉건사회에서부터 일제시대, 6.25, 남북 분단을 거쳐 지금 이 시대까지 험난한 시대,
험악한 세월을 우직한 선비의 삶으로 타협하지 않고, 변질되지 않고, 끝까지,
꿋꿋하게 "산정에 배를 매고... 찬 겨울 매화향기에 마음을 씻고..." 그렇게 살아오신
바로 그 분!  "와아, 그 분이 바로 이 자리에, 내 앞에 찾아오시다니...?!!!" 저는
깜짝 놀라 감격하여 '숲'님들 인사드린 후에 끝으로 선생님께 다가가 손을 잡고
"고맙습니다!" 인사드렸습니다.  선생님의 여윈 손이 힘을 조금 내며 저의 손을 꼬옥
잡는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제 말을 알아들으신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시며 미소
지어주셨습니다.  저는 마치 "이북 고향땅에 묻히는것이 내 소원이다" 하시다가 결국
미국 땅에 묻히신 저의 아버님을 다시 뵙는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저기...선생님을
한번 안아 드려도 될까요?" 하고 물었습니다.  누군가 "그럼요,"하는 대답이 있었고,
저는 선생님을 저의 두 팔안에 꼬옥 안아드리는 영광과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쏟아지는 눈물을 어찌 하지 못해 잠시 돌아섰다가 다시 뵈니, 선생님은 휠체어에 실려
출구쪽으로 향하고 계셨고, 선생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는 눈물 닦으며 꼭 다시
뵙기를 약속 드리고 속으로 "선생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외쳤습니다.
처음 뵌 이 짧은 만남, 참으로 소중한 이 만남은 오래토록 저의 기억속에, 삶속에
아름다운 충격으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큰 축복으로 남을 것임은 분명하네요.  

이 가을 들길따라 곱게 핀 코스모스, 들국화, 들꽃들 보며, 숲속을 걸으며 멋진 나무,
아름다운 나무 한 그루 그려봅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선생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되새기며 선생님의 참 사랑을 닮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렇게 참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진정한 바램을 다짐 해 봅니다. 

이제는 다시 뵐 수 없는 노촌 이구영 선생님, '더불어 숲' 사랑이 그리도 크셨기에
그 날, 강릉 허난설헌 생가로 멀고 먼 길, 힘드신 길을 찾아와 주신 참 좋으신 선생님!
다시 한번 그 날의 그 소중한 만남을 생각하며 청명한 가을 하늘 향해 나직하게 외쳐
보고 싶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라고.... 그러면 어느새 하늘 저편
어딘가 선생님의 선하고 따뜻한 눈빛 담은 잔잔한 미소로 화답하며 찾아와 주실 것
같습니다.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한번 더 외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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