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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 선생님의 글, 그림, 글씨 중 좋아하는 글귀입니다:

     "길벗 삼천리...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

요즘 북핵실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 소식들을 접하며 참 아득하고,
멀고 만 길로 여겨지는 '삼천리 길'이 아닌가 하는 상념에 젖게 됩니다.

평북 정주에서 태어나신 저의 아버지는 고등학교를 상해에서 나오시고
일본 동경대학에서 강제징병이 있기까지 유학 하셨답니다.  7형제 중 막내인데
무슨 이유였는지 식구들 중 아무도 남한에 오지 않으셨고 아버지는 고아 아닌
고아가 되신 것입니다.  미국에 이민 가서도 줄곧 대한민국 통일의 꿈을 간직하시고
늘 "나는 이북 땅에 묻힐 것이다" 라고 장담하시듯 소원하셨습니다.

얼마 전 돌아가신 아버지는 원치 않으시던 미국 Los Angeles 땅에 묻히셨고, 저는
못다한 효심을 대신하려는 듯이 "아버지 대신 아버지의 고향을 찾아가 꼭 선친의
묘지 앞에 인사드리겠습니다" 하고 약속 드렸습니다.

이 세상 어디든 원한다면 가지 못할 곳이 있겠습니까마는 그러나 남북한을 잇는
삼천리 길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의 그 삼천리 길은, 왜 이렇게 아득하고 멀고 먼 것인지?!!!  우리나라의 푸른 가을 하늘 위를 춤추듯이 넘나들며
고향 길을 찾아 오고가는 두루미, 백조, 기러기 등, 철새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노촌 이구영 선생님이 말씀 하셨지요;  "역사는 남북을 가르지 않는다" 라고요.  두 눈
비비고 봐도 하늘에, 바다에, 산 속, 숲 속, 바람 속, 구름 속 그 어디에도 남북 38선
그어놓고 총칼을 맞대고 "금지구역"이라 외치며 건널 수 없는 곳은 없는데 말 입니다.

어쩌면 나의 시대에도 북녘 땅에 발 디딛을 수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절망적인 생각마저 듭니다.  제가 가장 염려하고,  슬퍼하는 것은 미국의 숨겨진
음모/계획도 아니고, UN의 강경한 대북제재도 아니요, 중국과 러시아의 알 수 없는
응큼한 속 셈도 아니고, 미국 등 뒤에 숨어서 큰소리치는 일본은 더더욱 아닙니다.  

제가 가장 슬퍼하고 애 타게 걱정하는 것은 바로 한국 사람들의 굳게 닫혀진 마음,
한 톨 인정이라고 찾아 볼 수 없는 대다수의 우리 들의 모습입니다.  물질만능주의,
한탕주의, 허영과 사치에 휩싸여 '나'만 알고 '내 주머니'만 채우고 계산하기에 바쁜
우리, 왜 사는지,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우리는 허탄한 것들에 열정을 쏟으며 옳고
그름의 판단력도 잃어버린지 오래,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삶인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무작정 성공의 잣대를 들고 달려가는 우리, 무뎌진 감각 속에 방향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굳어진 마음이 참으로 두렵고, 서글프고, 정말 걱정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목사님의 말씀이 기억 납니다:  요즘의 한국 사람들, 특히 기독교인
이라 자처하는 신앙인들의 가장 심각한 病은 '간 경화증'이 아니라 '심 경화증'이다.
그것도 '심 경화증' 말기 환자들이고 이 病에는 약도 치료도 없다고 부르짖으십니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 그 삼천리 길, 아득하게 점 점 더 멀어져만
가는 그 길을, 언젠가 갈 수 있다면...너무 늦지 않게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두 손모아 마음의 소원을 담고 눈물의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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