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대상 게시판

청구회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나무야
더불어숲
강의
변방을 찾아서
처음처럼
이미지 클릭하면 저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숲속의소리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우이 선생님의 글, 그림, 글씨 중 좋아하는 글귀입니다:

     "길벗 삼천리...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

요즘 북핵실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 소식들을 접하며 참 아득하고,
멀고 만 길로 여겨지는 '삼천리 길'이 아닌가 하는 상념에 젖게 됩니다.

평북 정주에서 태어나신 저의 아버지는 고등학교를 상해에서 나오시고
일본 동경대학에서 강제징병이 있기까지 유학 하셨답니다.  7형제 중 막내인데
무슨 이유였는지 식구들 중 아무도 남한에 오지 않으셨고 아버지는 고아 아닌
고아가 되신 것입니다.  미국에 이민 가서도 줄곧 대한민국 통일의 꿈을 간직하시고
늘 "나는 이북 땅에 묻힐 것이다" 라고 장담하시듯 소원하셨습니다.

얼마 전 돌아가신 아버지는 원치 않으시던 미국 Los Angeles 땅에 묻히셨고, 저는
못다한 효심을 대신하려는 듯이 "아버지 대신 아버지의 고향을 찾아가 꼭 선친의
묘지 앞에 인사드리겠습니다" 하고 약속 드렸습니다.

이 세상 어디든 원한다면 가지 못할 곳이 있겠습니까마는 그러나 남북한을 잇는
삼천리 길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의 그 삼천리 길은, 왜 이렇게 아득하고 멀고 먼 것인지?!!!  우리나라의 푸른 가을 하늘 위를 춤추듯이 넘나들며
고향 길을 찾아 오고가는 두루미, 백조, 기러기 등, 철새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노촌 이구영 선생님이 말씀 하셨지요;  "역사는 남북을 가르지 않는다" 라고요.  두 눈
비비고 봐도 하늘에, 바다에, 산 속, 숲 속, 바람 속, 구름 속 그 어디에도 남북 38선
그어놓고 총칼을 맞대고 "금지구역"이라 외치며 건널 수 없는 곳은 없는데 말 입니다.

어쩌면 나의 시대에도 북녘 땅에 발 디딛을 수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절망적인 생각마저 듭니다.  제가 가장 염려하고,  슬퍼하는 것은 미국의 숨겨진
음모/계획도 아니고, UN의 강경한 대북제재도 아니요, 중국과 러시아의 알 수 없는
응큼한 속 셈도 아니고, 미국 등 뒤에 숨어서 큰소리치는 일본은 더더욱 아닙니다.  

제가 가장 슬퍼하고 애 타게 걱정하는 것은 바로 한국 사람들의 굳게 닫혀진 마음,
한 톨 인정이라고 찾아 볼 수 없는 대다수의 우리 들의 모습입니다.  물질만능주의,
한탕주의, 허영과 사치에 휩싸여 '나'만 알고 '내 주머니'만 채우고 계산하기에 바쁜
우리, 왜 사는지,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우리는 허탄한 것들에 열정을 쏟으며 옳고
그름의 판단력도 잃어버린지 오래,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삶인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무작정 성공의 잣대를 들고 달려가는 우리, 무뎌진 감각 속에 방향을
잃어버린 우리들의 굳어진 마음이 참으로 두렵고, 서글프고, 정말 걱정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목사님의 말씀이 기억 납니다:  요즘의 한국 사람들, 특히 기독교인
이라 자처하는 신앙인들의 가장 심각한 病은 '간 경화증'이 아니라 '심 경화증'이다.
그것도 '심 경화증' 말기 환자들이고 이 病에는 약도 치료도 없다고 부르짖으십니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 그 삼천리 길, 아득하게 점 점 더 멀어져만
가는 그 길을, 언젠가 갈 수 있다면...너무 늦지 않게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두 손모아 마음의 소원을 담고 눈물의 기도 드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265 글많이쓰면 뭐 주나요 좀그러네 점수가 뭡니까 점수 빼자고요 네 에 3 강희 2003.02.26
2264 금년에 서울시에서 연등행사를 3일씩이나 하는 이유 1 정화수 2011.04.21
2263 금요일에 봉하가려고 합니다. 같이 가실분 있나요. 3 김현진 2009.05.27
2262 금일 여의도에서 번개 있습니다. 11 김동영 2005.04.15
2261 금정산을 다녀와서.... 10 박 명아 2006.11.14
2260 급구 - 일당 4만원 아르바이트 - 한 달동안 임윤화 2004.03.17
2259 기다리는 마음 3 김기현 2004.04.04
2258 기대없는 관계는 불가능한가? 3 솔방울 2005.06.17
2257 기로에 선 야권연대에 대한 나의 생각 2 장경태 2012.03.22
2256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답니다... 1 카미 2003.03.30
2255 기행문 (서오릉에서 신영복 선생님) 6 장현서 2006.04.17
2254 기행문: 서오릉을 다녀와서..... 3 김범회 2006.04.17
2253 긴급번개 공지사항입니다. 5 그루터기 2009.08.20
» 길벗 삼천리: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 3 문봉숙 2006.10.31
2251 길어진 여름날씨 탓만은 아닌거 같습니다. 공덕호 2006.10.17
2250 길을 가로막은 전경들의 영혼이 상처받지 않길 (미선이와 효순이를 추모하며) 2 레인메이커 2003.06.14
2249 길을 잘못 든 세속인 1 3 박 명아 2007.02.18
2248 길을 잘못 든 세속인 2 4 박 명아 2007.02.18
2247 김광현샘 큰 따님 혼례 3 이승혁 2009.05.12
2246 김기영(천안) 결혼합니다.^^ 11 이상미 2010.12.14
Board Pagination ‹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67 Next ›
/ 167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