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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6.11.02 18:16

재떨이

댓글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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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백조다방 개업기념으로
받아왔던
하얀 사기 재떨이는
너무 깨끗했다
쓰기 아까와
채널 떨어져 나간
흑백 T.V. 위에
장식용으로 놓아 두었지
시덥지 않은
가을비 때문에
일 못나간
포장마차 술친구 몇놈
막무가내 찾아와
고스톱도 치고
막걸리도 마시고
라면 사러 갔다온 사이
재떨이는, 내 하얀 재떨이는
난장이 되어 있었다
침도 뱉고
담배도 비벼끄고
달걀껍질도 까놓고
그날 저녁
막걸리에 취해
연속극도 못보고
자리에 누웠다가
달빛에 울고 있는
서러운 재떨이가
너무 청승맞아서
박살을 내버렸다

신진호 시집 '친구가 화장실에 갔을 때'


============================================

‘담배를 피워도 좀 깨끗하게 필 수 없겠니...’
어머니 꾸중에 재떨이를 닦다가 무심코 생각난 시...
시인도 시집도 시제목도 전혀 떠올릴 수 없었습니다.
맴도는 몇몇 단어를 인터넷에 입력해서 의외로 쉽게 찾은 이 시를 다시 읽어보면서 “내가 예전엔 이런 시들도 읽었구나” 했습니다.

잊어도 좋을 기억의 편린조차 인터넷에서는 ‘키워드’가 되는 세상입니다.
침 뱉어놓은 재떨이처럼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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