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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2006.11.08 21:44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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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철저하게 공간과 개인의 간극의 크기여부에 의해 결정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氣의 모임과 흩어짐은, 제공받는 공간의 크기에 따라 그 취산의 효율성이 결정된다.

지금 이곳에는 약 120명분의 책상이 들어차 있는 공간 속에, 겨우 5명의 사람들이 복작대고 있다. 이 넓은 공간은 그러므로 다섯 사람의 氣가 감당하기에는 이미 너무나도 큰 '빔'을 가지고 있다.

사람과의 기의 나눔이라는 흐름이 허락되어 지지 않는 이 넓은 공간 속에서의 무위스러운 느낌... 그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한히 벌어져 있는 이 큰 간극 사이의 '빔'으로, 바로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치고 들어온다.

지금처럼 무위스러운 외로움이 감정을 지배하고 있을때에는 차라리 그 지겨웠던 군대에서의 '강제적인 인간관계 맺음'이 그리울 정도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의 관계맺음, 그리고 만남이라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의 엄청난 당위가 아닐까?...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라는 에니메이션을 보면 주인공이 탑승한 에바가 상대하는 괴물은 '사도'로 지칭되는 하나의 외계 생명체이다.

사도는 어디서 나타나고 어디로 사라지는지도 알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도'를 없애버릴수 있는 방법을 에반게리온은 분명히 알고 있고, 가끔 조종사인 '신지'가 정신을 잃었을때에는 에바 스스로 폭주를 통해서라도 그 '효과적인' 방법을 운용하며 사도를 섬멸하곤 한다.

'사도'를 효과적으로 섬멸하기 위해서는 사도의 외부에 둘러쳐져 있는 'AT 필드'라는 장막을 깨트려야 한다. 'AT 필드'는 사도가 가지고 있는 무형의 장막임과 동시에 바로 사도의 '생명'이기도 하다.

에반게리온 시리즈물 최후에 등장하는 사도는 주인공 신지의 전학생 친구인 '카오루'였다. 이 '인간의 모습을 한' 사도는 신지와 기이안 우정을 나누다가 종국에는 신지에게 자신의 'AT필드'를 파괴해 달라는 주문을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카오루가 신지에게 던지는 한마디...

"AT 필드... 그것은 모든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장벽이야. 그것이 깨어지면 '내'가 영원히 소멸할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감정이 잘못된 것이지. 나를 죽여라 신지. 나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전제조건으로 사도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너를 친구로서 사랑한다. 내 AT 필드를 파괴해 달라."

그리고 카오루는 신지가 탑승한 에반게리온에 의해 죽음을 당하게 된다.

이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보여지는 내용과 같이 어쩌면 우리는 타인과 가지게 되는 관계맺음에 대해 모두 필요이상의 두려움을 느끼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의 AT 필드를 조건없이 열어제꼈을때... 과연 그 사람이 나에게 '죽음'과 같은 실망을 안겨주지는 않을까?라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나 이러한 마음의 부담감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아닐까?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그 氣의 취산의 간극을 좁히고, 그 다양한 만남 속에서 나의 AT 필드를 '가능한한' 열어볼수 있다면...

어쩌면 우리에게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수도 있을텐데...

솔직히 이러한 '머릿속의 논리'를 가지고 얘기를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일수도 있다.

상황이 허락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이러한 무형의 감정에 대해서는 결국은 스스로가 그것을 이겨내야 한다는 '당위'가 남아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인간은 도대체 얼마나 많은 문화적 장치들을 만들어 왔을까?

그리고 그 '외로움'이라는 진한 감정의 정체는 과연 사람의 삶 속에서 '반드시' 필요 하기는 한것인가?

어느 시인의 말처럼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고 하는판에...

어쨌든, 불특정 다수의 '누구나'와 '언제나' 함께하는 이 '외로움'...

이 귀찮은 감정을 도대체 어떻게 깨트려야... 지구의 평화를 지킬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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