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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은 과연 있기나 했었던것인지
뚜렸한 감이 잡히지 않은채 밋밋하게 지나갔고,
어느새 봄인가 싶어 코엑스앞 건널목 가운데에 화사하게 피었던 살구꽃은
몇일전 거센 봄비바람에 다 떨어져 버렸다.

오늘은 눈앞이 뿌얗도록 중국북부 사막지대에 불어대는 봄바람을 타고온 황사먼지가
서울을 완전히 뒤엎고 있다.
어디 맘놓고 바깥나들이 하기 거북할 만큼 먼지농도가 짙다.
그렇다고 집에만 붙어있기는 답답하고 해서인지 코엑스 지하 쇼핑몰 같은곳엔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다.
조금도 반갑잖은 이 황사는
우리나라가 놓인 위치가 그렇다보니 봄철마다 겪어야 하는 고통인데
내 어릴때도 이랬었던가....생각해보면 꺄우뚱해진다.
그시절엔 어려서 몰랐었을수도 있지만
옛날엔 이렇게까지 황사가 심하진 않았던것 같고,
단지 해마다 봄이 되면 거리에는 무슨 이불솜 타는것같이 하얀티끌이 날라다녀서
이게 도대체 뭔지 귀찮았던 기억뿐이다.
나중에 커서야 그것이 꽃가루 라는걸 알았을뿐, 황사 라는 단어는 모른채 컸다 나는.

그래도 이렇게 너댓번쯤 귀찮은 황사가 가져다주는 자연현상의 재해를 겪다보면
어느새 봄은 짙어지고 꽃피고 새우는 나날이 될것이다.
이렇게 시간은 속절없이 재빠르고, 내게주어진 고마운 세월도 끊임없이 흐르고 또 흐른다.

요 며칠간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FTA 협상여부에 온국민들의 촉각이 쏠려있는 긴박감속에
찬성하는쪽이나 반대하는쪽이나
과연 어느판단이 우리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것인지,
어느누구도 확신보다는 미지의 상태에 놓인 미래에 대한 불안과 함께
짜릿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껏 우리가 살아오면서 늘 그래왔듯이
앞날을 위해서 혹은 시대적 주변상황에 의해서 어떤 큰선택과 결정을 내려야할 단계에서면
우왕좌왕하는 과도기의 불확실한 혼돈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무리 아까워도 화사한 살구꽃이 거센 봄바람에 떨어지는것을 막을수 없고
또다시 벗꽃이 만개하는 거리도 기어이 마다 할수는 없다.

어차피
시도때도 없이 흐르고 내리는 세월과 변화의격랑은, 끝내 거부할수없는 절대적인것이고
우리가 맞아야만할 것들 이라면,
비록 우리 맘에 내키지 않더라도 내버릴것은 버리고 얻을것은 더 옹골차게 내것으로 만들어 즐겨야하는것이 아닐까.....?
물론 거기다 물색까지 좋은 환경이 따라주면야 얼마나 좋으랴마는
우선 길을 닦고 닦는 인간의 성실한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다면, 그것으로 자족해야지
이세상 자연이 어디 우리입맛에 딱 맞춰주기까지 바라겠는가.

이제 가는 님을 아쉬워는 하되, 곱게 보내 드리고
다가오는 님일랑 못내 낯설더라도.더없이 소중하고 복되게 맞아 내것을 만들어내야 하는게
불변의 이 세월앞에 놓인 인간들의 해야할짓이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드는
껄끄러운 황사낀 봄날의 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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