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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포 아이들 이야기를 이제 끝내려 합니다.  별로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 망서리다가
그래도 밖은 '봄꽃축제'가 찬란하게 이어지고, 하늘 빛, 바다 빛 참으로 고운
봄 날이라 다행이다싶어 글 올립니다.  이것으로 'honeymoon'은 끝나고 이제
저에게 남은 과제는 "더불어, 함께, 늘 처음처럼" 아이들 사랑하며 사는 것이겠지요.

지난 12월에 여기 '공부방'에서 가르치던 중1 여학생들 사이에 일어난 학교 폭력/
성폭행 사건이 있었습니다.  모두 중2로 올라갔지만 다친 아이는 아직도 물리치료
및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재판 결과로 각각 실형 2년씩 주어졌지만 항소했다는
이야기에 아직 민사소송이 남아있다는데... 지난 주 또 하나의 학교폭력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감포는 겨우 7000명 인구의 작은 어촌마을!  
초등, 중고등 학교 각각 하나씩 밖에 없습니다.)

이번 학교폭력사건의 피해자는 바로 우리 반의 중1 남자 아이들 두 명!!!
하나는 "키 크고 목소리 큰 아이"이고, 또 하나는 장난 제일 많이 치는 익살꾼,
(얼마 전에 갑자기 "나 선생님하구 사귈래요, 그래두 되요?" 하고 물어와서
잠시나마 나를 황홀케(?) 한 녀석인데...!!!)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1 교복 입은 모습이 참 멋지고 으젓해 보였는데...
아직 앳된 얼굴에 핑크빛 양볼을 하고 순진무구한 눈빛이 정말 예쁜 아이들인데...
말을 잘못한 것도 장난친 것도 아니고, 그냥 학교 앞에서 둘이 서 있었다는데...
지나가던 중2 남학생들 네명에게 집단 구타 당했다니...  세상에...참말로...!!!

이유없는 폭행... 그것도 하나 밖에 없는 감포중학교의 1년 선배들 네명이
이제 막 중1교복 입은지 딱 한 달 된 동생들 두명을 어찌하여...?!  [인화반점]
음식을 먹으며 그렇게 어린 애들처럼 벙벙 뛰고 좋다하던 아이들인데...?!
며칠만에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여기 저기 얻어 터진 상처와 멍투성이 된
팔이며 다리를 보고 나는 그만 언어를 잃어버린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무슨 말을 해야할지...?! 그저 가슴 깊이 뭔가 쑤시고, 찌르고, 슬프게 만듭니다.  

요즘 너무도 자주 들려오는 아이들의 '학교폭력' 사건들과 날로 낮아지는 관련
학생들의 나이.  매스콤에서 들려오는 '황사' 경고 보다 더 듣고 싶지 않은 소식.
이것은 분명 우리의 현주소가 어디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우리의 미래는 과연
장담할 수 있는지 빨간불처럼 경고하는데 심각하게 따져 봐야 할 것이라 여겨집니다.

진보와 성장, 그리고 성공을 향해 달려 온 우리 기성세대들의 거침없고 쉼없는 질주. 이제 조금 속도를 늦추고 잠시 멈추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아야하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누구를 위한 진보와 발전이고, 무엇을 잃고, 무엇과 맞바꾸고 얻어 낸 성공
인지... 그것이 우리의 미래라고 장담하는 어린아이들의 인생을 어떻게 어둠 속으로
밀어내고 있는지 잠시 반성과 성찰의 자리에서 우리 모습을 돌아봐야 할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게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버릴 것을 가려내어 버리고
용감하게 돌아서서 오던 길을 되돌아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퇴보
하는 것이 참 진보의 길이 될 수 있으며, 허탄한 욕망과 꿈을 버리는 지혜와 용기가
참 성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기까지 '감포아이들 이야기'를 읽어주신 나무님들께 감사 말씀 전하오며, 이런
아픔과 슬픈 감포에서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이런 일/사건에 익숙해져서 가슴 무뎌지고 강퍅해지지 않도록 제 자신 다짐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아무리 크고 깊은 아픔과 슬픔이 감포에 닥쳐온다해도 저 푸른
하늘아래 바다는 여전히 맑고 푸르게 흐르고, 바닷바람에 온 몸을 씻은 듯한 뒷산
소나무 숲은 푸르게 푸르게 가지 뻗고, 들길마다 이름모를 들꽃들, 풀잎들이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참으로 수수한 감포의 아름다운 풍경은 변할 줄 모른다는 사실!  ^&*

이제 Honeymoon은 끝나고 삶의 크고 작은 고통과 시련이 하나 둘 다가오겠지만,
"그럴찌라도" 착하고 예쁜 우리 감포 아이들!  어찌 사랑이 계속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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