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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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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가 처음이듯이....

1.우리는 모두가 처음 이였습니다.

낯설음을 헤치고 임들에게 하는 인사말을 협박으로 시작 하였습니다.
“더불어 숲 모임에 가면 새내기에게 왕따를 시킨다고 하는데 저를 왕따 시키는지 확실하게 알아보려고 왔다는”역설적인 도발로 시작된 우리의 만남.....
내가 처음이라면 그들도 처음....
누구도 자기의 마음을 열지 못하고 어찌 남의 마음을 얻을 수 있으리....

2.사브라타에서 본 풍경과 개인산방의 꽃다지
오늘도 내린천의 물은 시리게 아주 차가운 느낌으로 휘돌아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내려가고 있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 시절에 근무하였던 리비아에서 휴일이면 들리었던 지중해변의 사브라타 유적지에서 발굴이라는 미명으로 해안선까지 철도를 놓고 석고상이라는 석고상의 목을 모조리 잘라서 가지고 간 이태리인들의 야만성을 증언하는 노란 민들레가 온 유적지에 피어있는 광경을 보며 무한한 역사의 슬픔을 느끼었다.
그 폐허의 자락에 피었던 꽃다지의 물결이 그리도 슬퍼보였길래 그 풍경은 오래도록 나의 기억의 저편에 있었다.
오늘 개인산방의 초입 들판에서 어서오라며 손을 흔드는 꽃다지를 보며 그날의 아픈 기억이 회상 된다.

3.청령포를 닮은 개인산방
오대산.방태산.개인산을 둔 개인산방은 산에 바짝 붙어있고 그 앞은 내린천으로 흘러가는 계곡의 상류로 미산계곡이라고 부른다.
산방 앞에서 물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물은 청령포 뒤편의 절벽을 닮은 절벽을 지나서 휘돌아서 내려가고 있다.
신하가 임금을 쫓아내어 유배 보내고 활시위로 목을 졸라 죽인 곳 청령포가 왜 개인산방의 지형과 닮은 점은 필자의 새로운 연상이기만 할까?

민주주의 꽃으로 의롭게 죽어간 피값으로 세운 정부를 뒤업고 한강을 건너온 반역의 무리와 나라지키라고 밥사주고 총사준 백성에게 거꾸로 총질을 하였던 반역의 무리 신하로서 임금을 쫓아낸 그 반역의 무리....
역사는 왜 항상 되풀이 되는지.......이제는 반역의 역사는 더 이상 없기를.....

하지만 이곳은 나무가 나무에게 더불어 숲이 되자고 한 더불어 숲이 아닌가!.....
조영아님이 미산선생님에게
“선생님 물 옆에 있으면서 습하지 않은 기운이에요”
“풍수를 보는 분이 말하기를 이곳은 오행(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가 상생하는 곳이라는 설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만물의 생성 소멸의 변전을 오행설로 설명하는데 오행이 어우러지는 곳이라니 더불어 숲의 자리가 맞음이 분명 합니다.

4.산에서는 일몰도 다른 세계의 시작이다.
산에서의 일몰은 도시에서의 일몰과 분명히 다르게 옵니다.
도시에서의 일몰은 낮 시간의 번잡함의 연장이나 산에서의 일몰은 또 다른 세계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청령포의 절벽위로 달을 기다리며 성정 급한 이는 핸드폰으로 음력 며칠인가를 벌써 계산하며 초승달일거라고 합니다.
초승달이 절벽위에 걸치고 그 옆으로 따라오는 작은 별의 이름은 샛별이라는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진다.
누구는 금성이라고 하고 누구는 샛별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그것인 같은 이름이다. 샛별은 일년 중 한동안은 초저녁 무렵 서쪽 하늘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
별무리를 마음껏 기대하였지만 초승달과 같이 떠오르는 샛별을 보며 스러져간 중앙아시아의 역사도 이야기하며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간다.

5.낙숫물 소리와 미산계곡의 물소리
사람의 속내는 한잔 술에 취하여 더 쉽게 알게 되는 법이라는 나름대로의 개똥철학을 펼치고 하나 둘 뒤에 오시는 임들에게는 걱정스러운 비가 내리고 있다.
낙숫물 소리를 얼마 만에 들어보는지 그 낙숫물 소리와 미산계곡을 휘몰아가는 계곡 물소리는 자연이 우리에게 불러주는 한편의 흥타령이 아닐 수 없다.
그 비를 뚫고 오시는 임은 동해바다에서 갓 건져 올리었다는 꽁치를 잡아서 오시니 비님도 그 마음에 감동 하였는지 물러가시고 미산 선생님이 우리를 위해 왜놈 술이라고 꺼내어주시는 정종을 들고 모닥불을 피우고 고구마와 꽁치를 구워가며 우리의 정도 그렇게 영글어간다.
음주가무의 자락을 일찍 물러나 노송이 버티고 선정자에 기대어 내린천으로 내려가는 물 자락을 한참을 보다가 선생님의 숙소로 쓰이는 별채로 들어가니 묵향의 은은함과 나무향이 코끝자락을 간질인다.
선생님이 이곳에서 동양학 강의를 집필하시었을 정경을 상상하며 사모하는 임의 자락에 누울 수 있는 호사에 감격하며 미산계곡의 밤은 깊어간다.

6.춘풍추상처럼…….
일어나라고 이제는 그만 일어나라고 계곡이 날 부른다.
잠자리의 포근함에서 일어나기 힘들 때 어제 서화전 동영상의 한 자락이 날 일깨운다.
春風秋霜 나에게 추상처럼 엄격해지기를 얼마나 다짐 하였던가…….
그래 뛰어나가자…….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꽃다지의 환송을 받으며 신바람의 인사를 뒤로 하고 언덕을 달려본다.
어둑새벽의 바람이 나의 영혼까지 맑게 해주길 기대하고 달려가는 길은 가볍기 그지없다.
개인산방을 지나온 물길이 가는 곳으로 나도 달린다.
물의 속도가 빠를지 내 발길이 빠를지 모르지만 길옆의 사과 꽃에게 따스한 눈길을 주지만 내린천에 아직도 봄은 이르다.
펜션단지를 지나자 어디서 진도개 한 마리가 나를 따라오자 주인은 오라고 불러보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나를 따라온다.
얼마가다가 돌아가겠지 하였지만 따라오는 품새가 너 마라토너 맞아? 확인 하듯이 나를 제치고 달리며 빨리 달리라고 연신 뒤를 돌아본다.역시 두발보다는 네발이 빠름을 인정하며 너와 나의 차이를 알아달라고 사정 하며 미산계곡 찜질방 2.5km지점에서 반환을 하여 달리니 이제는 언덕을 올라가야 한다.
달리기는 언제나 힘이 들다...처음 달릴 때도 달리는 도중에도 골인점을 눈앞에 두어도, 내려가는 길도 올라가는 길도 언제나 힘이든 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언덕을 올라간다.
이제는 몸에서 땀이나 자 처음으로 윗옷을 벗어본다.
달리면서 한번도 맨살을 드러내고 달리지 못하였는데 미산계곡 그 길은 벗든 입든 누구도 뭐라고 하지않을테니 자연의 호흡으로 돌아가 상의를 벗어 허리에 묶고 정상 골인점까지 헉헉거리며 간다.

개인산방을 굽어보는 자리에 올라가니 노송들이 빼곱히 자리를 잡고 한 자락 앉으라고 권하다.
그 자락에 앉아 땀을 식히며 산을 바라보니 산이 한 뼘은 뒤로 물러나 보인다.
어제 미산선생님은 처음에 이곳에 올 때는 그리도 산이 가까워 보이드니 이제는 산이 뒤로 한참을 앉아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씀이 같은 사물도 정이들이면 위압감 보다 정감으로 다가오신다는 의미가 아닌지…….

어제 이 비조불통 계곡에서 누가 오래 발을 담가나는 내기에 십초 이상 담그지 못하였던 그 물에 잡인의 범접을 막아달라고 정선의 박영섭 선배님에게 부탁을 하고 옷을 모두 벗고서 얼음 같은 청정수에 몸을 의탁하니 온몸의 세포가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춘다.
나는 새가 아니면 갈 수 없다는 비조불통에서 끊어진 길의 단절을 깨닫고 다시 날아오를 그날을 그려본다.

5.모두가 봉사자 들이다.
술도 드시지 않으시면서 술담그는 것을 즐겨하신다는 박영섭 선배님은 정선에서 칡술을 가지고 오시었고 재기 어린 아이의 “아니 뭔 케이크가 이리 허무하더래요?”에 우리는 포복절도 하였고,
동해바다에서 꽁치를 잡아오신 강릉의 유선기님의 코골이 해명사건에 김인석님이 안전운전 방해죄로 입건 되시었다.
식사준비를 해주신 여성회원님과 설거지를 하신 김달영님.김칠성님.김인석님 모두가 봉사자입니다.

마음에 무엇이 상처인지도 모르게 많은 상처를 가지고 살아온 저는 개인산방의 백매화처럼 가슴에 꽃을 피울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 합니다.
인생이 허무하여 시작한 마라톤에서 아무리 많은 묵상과 성찰을 하여도 소통의 문제는 항상 해결하지 못하는 저의 고민입니다.

그 소통과 낮은 데로 임하는 겸손을 춘풍추상으로 임하며 살아가시는 정준호님에게 이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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