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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며칠전 저녁 뉴스시간 도중에 숭례문에 불이 났다며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보고서
곧 잡힐만한 불, 같다는 느낌 들더니만,
웬걸, 아침에 일어나보니 숭례문이 완전히 다 타버렸단다.
기가 막힌다.
어째 이런일이 있을수 있단말인가.
그날 남대문시장에 들어가면서 나도 잠깐 보았던
참 잘도생긴 그육백년된 숭례문이 이제 사라져 버렸다니.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그런데 내게는 이게 마치 예견된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또 뭘까.
2년전  
숭례문근처를 개선하면서 일반인의 접근을 막았던 제도를 바꿔 공개했을때 가보니.
뭔지 모르게  미심쩍은 불안감이 일었던 기억이 났다.
도대체 국보1호 라면서 이렇게 내놔도 되는걸까...싶는 의구심 같은것 말이다.
남대문 근처는, 서울역을 중심으로해서
불우한 사람들이 자포자기 상태로 처참하게 배회하는 지역이 된지 이미 오래다.
워낙 인생의 막바지에 다달아서 어떤 돌파구도 찾지 못한채
절망속에 헤메는 사람들이 우글거리는지역에 있는 숭례문을 일반공개 해버린다는게
왠지 나는 께림찍 했던것이다.

우리사회 노숙자나 자포자기에 빠진사람들의 안타까운 삶은 누구나 동정을 금할수 없다.
그러나 벌건 대낮에도 숭례문 앞 잔디밭위에 누워자는이들도 적잖은 형편이 되버려서
그들이 세상을 원망하며 한순간의 욱,하는 화를 억누르지 못해 발생할수도 있는
불상사가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인데
도대체 숭례문을 왜 그리 허술한 경비상태인채로 공개 했어야 했는지 모르겠다.
자꾸 자꾸 이벤트를 펼쳐서,미래의 참신한 지도자로 각인 시키기 위해서 였을까......,,?

나는 이명박씨나 새정부에 아쉬운 결점은 있다해도,
남다른 추진력과, 또다른 방식으로 나라를 이끌만한 능력을가진 사람들로서 보고있다.
그런 그들에게 나름대로 기대감을 갖는사람이다
그러나 서울시장시절부터 화끈한 이벤트성 정책으로 재미를 본 이명박씨의 스타일에는
때로 위험한 요소가 없잖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2년전 숭례문을 함부러 개방하는건 무리가 아닐까 싶은 구석이 느껴졌었다.
결국 아니나 다를까..이번에 기어이 대형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물론, 사리 분별력이 부족한 늙은방화범, 그 개인의 삐뚤어진 사고방식이 큰 문제 였음은
백번 말해도 옳을것이다.
그러나 이세상에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뜻밖의 사람들이 너무 많은게 현실 아닌가.
이곳저곳에 얼토당토 않은 의식으로 사고칠 사람들이 늘 산재 해 있는게 인간세상인데
국가적 큰 정책을 시행 할때는
최소한 그런 사소한 가능성 까지도 감안해 대책을 세우면서
공개강행을 최종 결정 해도 했어야지 않을까....싶은 마음이 그때에도 있었고,
이제와서 실제 상황으로 벌어지고보니
더 더욱 절통한 심정이 된다.

그런데 오늘 이명박씨는 또 무슨 국민성금으로 숭례문복원을 하자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건 또, 뭔 자다가 봉창 뜯어대는 사고방식인가.
지금 돈 모으는게 문제인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되고, 갖가지 풍상을 함께 격어온 역사성 깊은 건축물이 사라졌는데
또 이벤트 부터 꾸릴 생각을 먼저 하는것인가 말이다.
그야말로 ( 쑈.를 해라....! )이건가...?   그러면 다 된다 이건가...?

이건 아니다.  정말 이러는건 아니다.
한 대형기업을 이끌던 그런 장사꾼 마인드만으로
국가와 민족의 역사를 대할수는 없는것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혹시 이명박씨 가 앞으로 5년동안 우리나라를  이런식으로  이끌어 나가는거나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어서 짐짓 오싹해진다.

그리고 분명히 말해두건데,
나는 지금, 아래에 댓글을 쓰신분의 썩 유쾌하지 못하게 이죽대는 말투처럼
어쩔수없이 이명박씨를 탓하는 꼴이지만,
마냥 실없이 그를 씹고자 하는 의도가 절대 아니다.
기왕에 그는 우리나라의 지도자로
중도적 시각을가진 국민들로부터, 지금은 우파적 시각에 힘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압도적인 지지도를 기록하며 이미 뽑혀 있는분이시다.
나 역시 개인적으론 그를 좋아하진 않지만,
이명박씨가, 누구보다 큰틀에서 나랏일을 잘해주기를 성원하는 사람중 하나로서
이말을 하고있다.

이런 관점에서, 그가 주장해온 경부대운하 사업을  떠올리지 않을수 없게되는데
솔직히 걱정된다.
어느 한 나랏일은, 한순간 즐겁자고 하는 이벤트가 되어서도 안될뿐 아니라,
결코 짜릿한 쑈를 해서 부질없는 업적을 쌓을 대상으로 봐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이 숭례문 방화사건을 대하면서,
이 시대가 제 아무리 쑈를 좋아하고, 가시적인 결과에 목마른 분위기라고 해도
한나라 한사회의 정책결정자들 이라면
제발 선굵고 깊이있는 관점에서 나랏일을 대하고 이끌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일뿐이다.

나는 숭례문을 전차를 타고다니던 어릴적부터 수십년 동안 보며 살아왔다.
일반인으로써,
웬만큼은 한옥을 비롯한 다양한 목조건축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눈에도
이틀전 사라져버린 숭례문은, 참 잘지은 목조작품으로 명품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평소 버스좌석에 앉아서 남대문 근처를 스쳐 지날때면,
둥글게 커브를 도는 차량의 각도에 따라서 드러나는 숭례문의
넘치지도 모자르지도 않는 균형감과, 적절한 곡선의 아름다움에 늘 감탄하곤 해왔었다.
마음이 심란할때에도 그 건축물을 보면서 참 잘지었구나..는 말이 머릿속을 지나갔었는데..
이제 그 육백년된 건물은  다시 볼수없게 되고 말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복원이 될 숭례문에 역사성이 사라진것은 어쩔수 없다쳐도,
과연 물리적 건축물로서라도 현재의 대목장들이
그 아름답고 잘 생긴 건축물을 다시 제대로 지어낼수  있을지......한편 의문도 따른다.
근래 복원되는 궁궐이나 사찰건물을 볼때마다, 어딘지 아쉬움을 떨칠수 없는건
요즘 활동하는 대목장의 실력이
예전분들의 몸에 밴감각과 눈썰미에 도무지 못미치는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들어서 말이다

이런 불행한 사태속에서 누가 뭐라 이런저런 말을 한다해도 다 부질없는짓 인것처럼,
이번 숭례문 방화사건은 모든 한국인에게
사회 전반적인 면에서 우리의 역량의 한계를 드러낸것만 같아서
한없이 부끄럽고 자조감속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절통한 역사가 되고야 말았다.
한마디로 매우 매우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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