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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교수 인터뷰 - 탄핵 사태는 극우들의 마지막 발악

올초 한겨레 신문에서 선정한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100인' 중 학술계 8인에 선정된 박노자 교수에게 최근의 탄핵정국에 대한 의견을 여쭤보았다. 이번달 초 잠시 귀국한 박노자 교수께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짧은 귀국일정 탓에 시간 단위로 잡힌 약속으로 인해 인터뷰는 성사되지 못했고, 오슬로로 돌아간 후 이메일 인터뷰로 진행되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우선 탄핵정국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
  
지승호(이하 지) - 요즘 어떤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까?
박노자(이하 박) - 탄핵 문제도 물론 저뿐만 아니라 모두들의 관심을 끌지만, 송두율 선생님에게 15년형이 구형된 점을 우리가 그냥 간과할 수 없습니다. 결국 비폭력적인, 그리고 본인의 사상과 신념에 따른 행동이 "중죄"가 돼서 그 분의 고령을 생각한다면 거의 종신형에 준하는 구형량을 부른 셈입니다. 그게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우리가 아직까지 "관제 간첩"들이 중정부에 의해서 생산됐던 인혁당, 통혁당 사건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 다수의 시민보다 소수의 공안꾼들의 힘이 더 강하게 작용되는 것입니다. 총선에서 극우에 대한 역사적 심판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이러한 상황은 근본적으로 안바뀔 셈입니다.

지 -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선생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 - 극우들의 마지막 발악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그들이 중도보수인 노무현씨를 끝까지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고, 끝까지 1990년대중반 이전의 "극우 천하"의 복구를 희망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과거의 반공규율사회만은 정상적인 사회 형태입니다. 말하자면 탄핵의 장에서 과거가 현재를 심판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곧 총선에서 현재와 미래의 과거에 대한 심판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지 - 노르웨이나 서방의 언론은 이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박 - 자유주의자에 대한 보수주의자의 반동이라는 기사들도 있었고, 과연 노무현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이 암암리에 한나라당과 손잡은 게 아닌가 라는 추측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한국에서 관료체제가 알아서 잘 돌아갈 정도로 근대화된 나라니까 탄핵과 무관하게 투자를 계속해도 된다는 게 제가 본 상당수 신문들의 결론이었습니다.

지 -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광기로 보는 분들도 계시고, 이들은 현재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보니까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앞으로 어떻게 나오리라고 생각하십니까?
박 - 아마도 결국 미국의 공화당에 상응하는 한나라당과 미국의 민주당에 상응하는 열우당의 이당 기축 체제로 갈 것 같고, 왼쪽에서 점차 민노당이 그 세를 넓힐 듯합니다. 민주당이 지금 자민련의 전철을 밟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한나라당이 적어도 수도권에서 많은 표를 잃어 "거대 야당"으로서의 위력을 상실할 것을 기대합니다. 극우-중도 보수 이당 체제라는 미국적 모델은 결국 우파 중심의 정치를 의미하는데, 이제 우리 사회주의자들의 과제는 이 모델을 부르조아 정당과 사민주의 정당의 대결 구도라는 서구적 모델로 바꾸는 것입니다.
  
지 - 탄핵을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는데요. 그걸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박 - 그게 많은 "국민"에게 "시민"이 되어 가는 정치 참여의 학습의 장일 수 있습니다. 시위 참여자 중에서는 진보적 성향의 젊은이들이 많은데, 그들이 이제부터는 노 정권에다가 보다 개혁적인 코스로 가게끔 압력을 행사해야 할 것입니다.

지 - 이번 총선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 - 위에서 말씀을 드렸듯이 아마도 열우당과 한나라당은 두 메이저로 부상할 듯하고, 그 중에서도 열우당이 비교적인 우세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기도 합니다. 민노당은 적어도 5-6개의 의석을 확보해 본격적인 진보 원내 정치의 시대를 열 것입니다.

지 - 노무현 정부의 1년을 전반적으로 평가하신다면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박 - 기본적으로는 햇볕 정책의 기틀이 유지되는 것이야 다행입니다만은, 전체적으로는 숭미주의적, 신자유주의적 정치가 지속된 것입니다. 새로운 천민이라 할 만한 비정규직의 과잉 착취가 계속 기업들의 주된 이윤 추출 방법으로 작용했으며, 청년 실업이 계속 개발 독재 후기 시대의 중산층의 분열과 파괴를 가속화시켰고, 신자유주의적 "80대20 사회"의 윤곽이 보다 선명하게 그려나는 것입니다. 이 경향을 사회주의적 성향의 정치 세력 아니면 억제하기가 힘들 듯합니다.

지 - 송두율 교수가 15년형을 선고받았는데요. 그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 - 위에서 말씀을 드렸듯이, 우리가 아직 안보 정치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였으며, 총선에서 극우주의자들이 타격을 입어야 약간이라도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지 - 한국 근현대사에서 역사의 물꼬를 돌린 가장 큰 사건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박 - 김대중에 의한 정권 교체와 햇볕 정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북한이 "적"에서 "동족"이 된 것은 반공규율체제의 종말을 의미했습니다.

지 - 앞으로의 특별한 계획이나,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은 없으십니까?
박 - 지금 한국이 본격적인 부르조아 민주주의 공고화 과정, 극우 독재 유산의 청산 과정을 거치면서 동시에 노동자 정치의 맹아기를 마치고 사회주의 운동의 대중화의 시대로 들어갑니다. 극우들의 파괴와 사회주의 세력의 정치화라는 두 개의 역사적 과제들이 지금 해결돼 갑니다. 이러한 시대인 만큼 여러 분들에게 적극적인 현실 참여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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